돌아보니 그곳이 천국
[빛글음 추천음악] Coldplay – Fix You
by
글다뮤
Feb 28. 2026
81세의 시인이, 편도 20시간이 넘는 길을 건너
6년간 후원해온 소녀를 만나기 위해 탄자니아로 향했다는 소식.
사파리도, 킬리만자로도 아닌
흙먼지 날리는 마을과 학교, 아이들 곁에 머물며 시 134편과 연필화 62점을 남겼다는 이야기.
그리고 붙인 제목,
돌아보니 그곳이 천국이었네
그 문장을 듣는 순간
마음 한켠이 조용히 흔들렸다
“천국은 환경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그의 말은
어쩌면 너무 많이 들어온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게 다가온다.
물질은 부족해도 서로를 나누는 사람들.
물질은 풍족해도 비교와 불안 속에 사는 우리.
천국은 어디에 있는가.
그는 멀리 다녀와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곳을 가리킨다.
‘마음’이라고.
나는 오늘 내 마음 안에
작은 천국 하나를 지을 수 있는가.
우리는 흔히 천국을 조건으로 생각한다.
더 넓은 집, 더 안정된 노후, 더 나은 건강, 더 인정받는 자리.
그러나 그는 물질이 부족한 땅에서 오히려 ‘천국’을 보았다고 말했다.
서로 가진 것을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그의 말은 결국 한 문장으로 모아진다.
천국은 환경이 아니라, 마음에 건설하는 것이라고.
자본주의 한가운데에서 살아가는 나는 늘 비교 속에 놓인다.
누군가의 집, 누군가의 자산, 누군가의 노후 준비. 더 가지려는 마음이 당연한 듯 흘러간다.
그런데 그 ‘더’가 내 현실과 부딪히는 순간, 마음은 순식간에 지옥이 된다.
충분하지 않은 것 같은 불안.
노후를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
부모님의 건강에 대한 염려.
아픈 몸으로 앞으로의 일을 감당해야 한다는 막막함.
내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해 쌓여가는 오해들.
감사하려 애쓰고, 긍정의 확언을 되뇌어도
불쑥 스며드는 생각들 앞에서 나는 자주 흔들린다.
어떤 날은 평온 속에 머물다가
어떤 날은 원망과 비교 속에 무너진다.
내 마음은 천국과 지옥 사이를 오가며 널을 뛴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옥이라 느껴진 날의 중심에는 늘 ‘비교’가 있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지금 여기에 없는 것을 붙들려는 마음이 있었다.
반대로 마음이 고요했던 날을 떠올려보면
이미 가진 것에 시선이 머물러 있었다.
지금도 쓸 수 있는 나의 손.
아직 배우고 나눌 수 있는 나의 경험.
작지만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자원.
그때 나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나는 내가 가진 재능과 지식과 자본으로
어떻게 이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이 질문을 붙들고 있는 순간만큼은
마음이 비교에서 나눔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한다.
HAVING을 늘리는 삶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삶.
그 질문이 내 안에 자리할 때
나는 잠시 천국에 발을 디딘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직 천국 안에 완전히 머물러 있지 못하다.
오늘도 마음은 흔들린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는 내 안의 긍정적인 에너지의 힘을 여전히 믿고 있다는 것.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는 것.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지만,
요즘 나는 그 꿈을 조금 내려놓으려 한다.
‘작가가 되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마음을 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내가 솔직하게 적어 내려간 이 감정들이
누군가의 마음에도 같은 파동으로 닿기를 바라면서.
완벽하지 않아도,
흔들려도,
천국과 지옥을 오가도,
다시 마음을 바라보는 자리로 돌아오는 사람.
어쩌면 천국은
완전히 흔들림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흔들린 뒤에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마음의 자리인지도 모른다.
오늘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 마음은 지금 어디에 머물러 있는가.
그리고 조용히 덧붙인다.
비교 대신 감사 하나를,
두려움 대신 나눔 하나를
오늘 마음 안에 심을 수 있다면
그 작은 선택이
이미 천국을 짓는 일은 아닐까?
[빛글음 오늘 추천음악]
Coldplay – Fix You
https://youtu.be/Z0IZ3MjGFEo?si=ei94uVGKLLQ1bneA
조용히 시작해 후반부에 터져 나오는 빛 같은 사운드.
“불쑥 스며드는 생각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나 자신”
그 위에 이 음악을 얹으면
다시 내 마음은 다시 빛으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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