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목적은 그것을 사는 것이다.

머리 아픈 고민들에서 한 발짝 물러서게 하는, 문장들

by 초록숨

p. 160 그런데 우리의 삶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즉, 원래 수단에 지나지 않았던 생각에 너무 집착함으로써 삶의 의미가 왜곡되는 것이다. 여행은 반드시 이렇게 해야한다거나 저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따로 없는데, 마치 삶에서는 반드시 이렇게 혹은 저렇게 살아야만 할 것 같은 생각에 붙들려 사는 것이다. 이는 지도 위를 걷는 것을 여행이라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p. 171 삶의 목적은 그것을 사는 것이다. 진정한 삶을 사는 것이다. 안전하기 위해 생각 속으로 도망치지 않고, 나타나는 대로의 현실을 피하지 않고 용감하게 마주하며 실존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즐거움이나 슬픔, 분노, 외로움, 때로는 후회나 회한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삶이라는 신비가 펼쳐지는 과정에 잠시 나타날 수 있는 것들이다.

<이해받는 것은 모욕이다>, 김정규 저


오늘 처음으로 고요하게, 시간이 나를 중심으로 흐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항상 아이 하원 시간에 쫓기고 해야할 일 리스트에 쫓기면서 뭘 하든 내 시간을 보내는 것 같지 않던 시간들이었는데. 내가 원하는 대로 시간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건 마냥 쉬는 것이나 노는 것과는 다르다. 평소와 같은 일들을 하면서도 조금은 시간에 생기가 있다는 느낌. 내 안에 무엇이 변한 걸까?


삶은 이렇게 해야한다는 원칙을 주지 않았건만, 나는 내 안에 어떤 원칙을 세우고 ‘잘’이라는 말뚝에 얽매여 살아온 것 같다. 이제 내 삶 속에 작게 웅크리고 있는 순간들을 조용히 바라보며 살고 싶다. 잠시 나타나는 것들에 너무 고통 받지 않고, 삶이라는 것에 그저 감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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