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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은 May 03. 2024

2023. 6. 17. 10:48~11:01

마을버스를 달리는 이야기


오늘은 드럼 작은 음악회가 있는 날이다. 사람 수가 지금까지  중에 가장 적었다. 12시에 시작하는 공연이라 11시까지 모이기로 했는데, 나는 늦게 출발하고 말았다. 동료들에게 미안하게 생겼다. 남자친구는 12시에 오기로 했다. 문화원이 리모델링으로 9월까지 공사를 한다고, 음악회 이후에 휴강에 들어간다고 한다. 시립문래청소년센터  아이들은 주말 아침부터 벌써 일어나 분주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버스 창문 밖 청과물시장에는 ‘아무개 100’이라고 크게 적힌 마늘 더미가 아무개를 기다리고 있다. 마늘 더미가 100만원이란 말인가. 도통 알 수 없다. 어느 지방에서 트럭을 타고 올라왔을 - 아주머니, 할아버지, 외국인 노동자가 키우고 말렸을 - 마늘을 거래하는 서울의 한복판에서. 그렇게 화창한 초여름의 영등포는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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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마을이야기 '영등포에 귀 기울이다' 중 '마을버스를 달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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