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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티 Greentea Apr 08. 2024

외강내유 팬더가 쿵푸의 경지에 오르면 생기는 일

4세대를 노리러 온 <쿵푸팬더4> 후기 / 잭블랙 아콰피나 피식쇼 출연


요즘 세대들은 '쿵푸팬더'를 잘 모르려나?

아마 요즘 친구들은 스파이더맨, 미니언즈, 보스 베이비, 트롤 정도일까.



나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영화는 2008년 <쿵푸팬더>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 뒤로도 2011년, 2016년까지 개봉하며 나의 학창 시절은 쿵푸팬더와 함께 나아가고 있었다. 어쩌면 영화를 좋아하기 시작하고, 지금처럼 영화가 일상이 되기까지 <쿵푸팬더> 시리즈는 마치 책갈피처럼 곳곳에 불쑥불쑥 꽃아 져있었다.


여전히 <쿵푸팬더>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특유의 경쾌하고 가벼운 액션과 넉살 좋은 포의 유머, 애니메이션에 최적화된 교훈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아시아 특유의 감성과 매력이 이렇게 잘 녹아든 애니메이션은 아마 <쿵푸팬더>가 유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문득 추억으로만 남아있던 시리즈가 드디어 8년 만에 개봉 소식을 전했다. <쿵푸팬더>도 4세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걸까.


출처 : 유튜브 <피식쇼> 캡처


개봉일에 맞춰, 공교롭게도 이번 <쿵푸팬더4> 성우진인 잭 블랙과 아콰피나가 따로 또 같이 유튜브 피식대학의 <피식쇼>에 출연했다. 심지어, 잭 블랙 출연회차는 직접 사운드 스튜디오를 방문해서 함께 촬영을 했는데 우리나라 유튜브 콘텐츠의 영향력이 정말 커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이렇게 영화에 대한 다양한 부가 콘텐츠가 많이 생겨나는 것 같아 영화 팬의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피식쇼에서 두 배우의 이야기를 듣자니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정말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라 생각했다. 애니메이션 장르가 아닌, 실사 영화에서도 두 배우의 존재감은 마치 감초처럼 혹은 윤활제처럼 극을 매끄럽고 생기 있게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번 <쿵푸팬더4>에서도 이런 배우들의 개성을 표정과 행동이 아닌, 목소리로도 온전히 그 에너지를 느끼게 하니 참 'Born to be' 배우들이 아닐 수 없다.



오는 4월 10일 개봉을 앞둔 <쿵푸팬더4>를 시사회로 먼저 만나고 올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16년 만에 '포'를 실물로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어서 더욱 특별한 시사회였다 (?)



물론, 다른 세계의 '포'였지만.

8년 만의 귀환인만큼 포 인형과 포토부스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참여해 볼 수 있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벚꽃나무를 활용한 포토존은 요즘 날씨와도 정말 잘 어울려서 극장임에도 한껏 봄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본격적인 리뷰는 지금부터.



<쿵푸팬더4>

감독 : 마이크 미첼, 스테파니 스티네

출연 : 잭 블랙, 아콰피나, 비올라 데이비스, 더스틴 호프만 등

장르 : 애니메이션, 가족, 어드벤처

러닝타임 : 94분

배급 : 유니버셜 픽쳐스

개봉일 : 2024.04.10



마침내 내면의 평화… 냉면의 평화…?


용의 전사 ‘포’ 평화의 계곡의 영적 지도자가 되고, 자신을 대신할 후계자를 찾아야만 한다. “이제 용의 전사는 그만둬야 해요?” 용의 전사로의 모습이 익숙해지고 새로운 성장을 하기보다 지금 이대로가 좋은 ‘포’ 하지만 모든 쿵푸 마스터들의 능력을 그대로 복제하는 강력한 빌런 ‘카멜레온’이 나타나고 그녀를 막기 위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쿵푸 고수 ‘젠’과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포는 가장 강력한 빌런과 자기 자신마저 뛰어넘고 진정한 변화를 할 수 있을까?



Review


# 쿵푸에는 끝이 없다



4번째로 관객을 만나러 온 명분은 무엇이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쿵푸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쿵푸는 일종의 전통 무술이긴 하지만, 육체와 정신을 모두 수양해야 하는 자기 수양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 말은 즉, 끝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가 그렇듯 완전하지 않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흐트러지는 육체와 정신을 끊임없이 다 잡아야 한다. 일종의 평생 공부처럼 느껴지는데, 용의 전사가 된 포 역시 그것이 최종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어쩌면,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으면 쿵푸의 본질에 다소 어긋날 수도 있겠다.



이번 편의 스토리라인이기도 한 '후계자를 찾아 나서는 방식'은 그동안 포가 성장해 왔던 서사를 되돌아보고, 후계자를 찾는 과정 속에서 부딪히는 난관도 일종의 포의 또 다른 성장이자 수양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 흔들리지 않는 가족의 연대



<쿵푸팬더> 시리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는 역시 가족이다. 이번 편 역시 포를 향한 두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지는 요소가 많다.


이번 편은 후계자를 찾아 나서는 동시에 악에 맞서 싸우게 된 포의 여정을 뒤따라가는 두 아버지의 로드 무비도 될 수 있다. 용의 전사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아버지의 눈에는 그저 개구쟁이 소년인 포. 그런 포를 뒤따라가는 두 아버지의 여정에는 가족의 다양한 형태뿐만 아니라, 알고 있었지만 또다시 잊고 있었던 가족의 본질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2008년, 2011년, 2016년, 2024년. 주기적으로 일깨워주는 타이머 같달까.


# 그렇지만 다소 아쉬운 건 왜?



확실히 차별점은 많다. 기존의 쿵푸팬더에서는 포가 용의 전사가 되기 위해 그동안 맞서 싸워야만 했던 쿵푸 고수들과 무적의 5인방 캐릭터가 꾸준히 등장했다.

하지만, 이번 편에서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베일에 싸인 쿵푸 고수 '젠'부터 모든 능력을 흡수하는 역대급 빌런 '카멜레온'의 등장과 달콤 살벌한 아기 토끼 등 전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캐릭터적 요소가 늘어난 만큼, 액션도 다채로워지고 커졌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건 왜일까. 캐릭터는 많아졌지만, 활용도는 줄어들었다. 각자의 개성에 비해 너무 다급한 마무리와 정의의 강박에 쫓기는 스토리라인. 개인적으로 빌런의 난이도는 역대 최상급이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일찍 시들어버리고 만다. 더불어, 연차가 쌓인 만큼 느껴지는 포의 고뇌를 조금 더 비쳤으면 재미와 메시지가 더 진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반갑고 돌아와 줘서 고마운 팬더.


이미 훌쩍 커버린 '포' 세대들은 잠시 추억에 젖는 시간을, '4'세대 친구들은 쿵푸팬더만의 매력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과연 포를 어떻게 보고 맞이해줄지 개봉 후 평들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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