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커피를 사러 나가는 길에 엄마에게 달랑 잡혀서 유치원으로 ‘모셔지는’ 꼬맹이를 봤다. 굴욕적인 자세로 아무런 대항도 못하며 잡혀 들어가는 아이를 보며 힘이 없으면 이 꼴을 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이 없는 자들끼리 뭉쳐서 권력에 대항해야 한다.
어리석은 자들이 뭉치는 것만큼 피하고 싶지만 누가 어리석은 자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어리석은 자들은 본인이 어리석다는 것을 모른다. 꼬맹이들은 본인들이 다 컸다고 생각한다.
나도 내가 다 컸다고 생각한다. 어엿한 중년이지 않은가. 하지만 엄마는 나에게 ‘더 살아봐라, 그게 그런 게 아니다’라고 말씀하시고 나는 젊은이들에게 ‘살다 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라고 말한다.
진실은 늘 미래에 있다. 현재에 진실을 깨우치는 자를 ‘선지자’라 부르지만 누가 선지자인지는 100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다. 나는 100년까지 살 지 못할 확률이 크므로 진실을 모른 채로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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