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사랑한 생명

by 뽀닥

https://www.youtube.com/watch?v=sRkq2Ui1Yno


(유튜브 영상을 먼저 봐주세요. 외부에 계신분은 볼륨조절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이 커플을 무척 좋아했다.


심심하거나 우울할 때마다 찾아보는 동영상이 몇 개 있는데 특히 이 남자와 시바견으로 이루어진 개그 콤비의 대부분 영상은 그날 하루 아무리 짜증이 났더라도 기필코 나를 웃게 만드는 맡겨 놓은 웃음 같은 영상이었다. 그런데 한 달 전 마지막 영상이 올라왔다. 누워있는 강아지 앞에서 남자는 노래를 불러준다. 일본어라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알 것 같았다. 시바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나 보다.

강아지의 뒤통수만 봐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아지는 굳어 있었다. 태풍이 몰아쳐도 꿈쩍 안 할 듯 단호하게 굳은 모습이었다. 거기엔 커다란 바위 같은 묵직함이 있었다. 생명이 사라진 모든 생물은 '무생물'의 묵직함을 띈다.


16살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나의 고양이 테디도 그랬다. 밤 12시 5분, 남편의 품에서 조용히 마지막 숨을 쉰 테디를 바로 화장시킬 수 없어 하루 동안 집에 데리고 있었다. 쫑긋거리던 귀가 단단해지는 모습을, 유연하게 살랑거리던 꼬리와 털이 영원히 멈춘 모습을 기억한다. 그건 정말로 영원히 멈춘 모습이었다. 숨을 불어 넣어도 살아나지 않는 무생물의 모습, 바로 그것이었다.


생명은 유연하다. 유연하지 않은 건 죽은 것뿐이다. 손가락을 굽히고, 머리카락을 나풀거리며 뛰고, 무릎을 접어 땅에 떨어진 무언가를 줍는다. 어린아이는 넘치도록 유연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수록 굳어간다. 팔도 잘 돌아가지 않고, 무릎은 삐그덕거리는 소리를 내며, 허리는 90도로 굽은 채 펴지지 않는다. 생명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다. 굳고 싶지 않아 요가를 하네, 스트레칭을 하네 하며 요란법석을 떨지만 그건 눈에 보이는 몸뚱이라 그나마 가능한 일이었다. 정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젊은이의 의견은 세상 물정 모르는 유치한 헛소리고, 어른들의 의견은 고루하다며 내 생각만 옳다고 믿는 나의 정신은 얼마나 굳은 건지 알 수가 없다. 정신이 굳으면 그것도 역시 죽은 거다.


살아있는 건 유연하다. 굳은 건 죽은 것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iWxrXmSEEJM





영상출처 : inosemarine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