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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색나무 Aug 14. 2024

6개의 발가락이 사는 어느 지역 이야기

인간을 지칭하는 다른 단어는 '발가락'이다

어제 24번째 영어 강독 모임을 줌(Zoom)으로 가졌다. 


처음 접하는 생소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노벨상 수상 작가인 나딘 고디머의 『Six Feet of the Country』 첫 번째 시간이었다. 사실 나는 이번 작품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강독 수업을 하기 이전부터 약간의 부담이 있었다. 그러던 중 서두 부분 paragraph를 넘어가면서 해석을 하는데, ‘white’라는 단어가 종종 나오고 '무덤'이라는 뜻의 단어 grave가 나오는 것을 보고 ‘아, 이 작품은 인종차별 주제로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다만 정말 재미있는 것은 대한민국 중고등학생이라면 대부분 공감을 하겠지만 우리는 영어를 배울 때, 명사의 변화형을 중요시하게 여기고 주입식으로 배운다. 가량 She-Her-Hers 라든가 I-am-me-mine 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전자는 A-B-B’ 형이고 후자는 A-B-C-D 구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의 제목의 일부분 “Six Feet”을 보자마자 '발가락들'을 뜻하는 Foot의 복수형인 Feet가 생각났고 이를 오해해서 ‘어느 지역에서의 여섯 개의 발들’이라고 오역(?)을 했다. 따라서 난 이 작품의 제목을 “여섯 개의 발들의 지역”(에 대한 이야기)로 이해했고, 나중에서야 Feet가 ‘발’이 아닌 단위를 뜻하는 ‘피트’(Feet)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관점을 바꿔 생각하면 흑인이든 백인이든 여러명의 사람들이 등장하니 ‘한 지역에 사는 백인과 흑인의 여섯 개의 발가락들 이야기’로 부제를 삼아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현재 발가락이 10개인데, 6-8개인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얘기도 잘 통하고 취미도 같다면 발가락이 몇 개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발가락 보다는 '입가락'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는 개인적인 엉뚱한 재미난 상상을 해본다. 만일 발가락들만으로 젓가락 행진곡을 치는 피아니스트가 있다면 우리 사회는 발가락들을 보는 관점이 달라질 것이고 발가락은 손을 뛰어넘는 수단이자 도구가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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