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오늘의 날씨는 '흐림' 입니다. 안경을 잊지 말고 챙기세요.

by 녹색나무

벗으면 뿌옇고

쓰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맑아지는


한결같은

내 눈의 날씨는

영하 마이너스 0.5도


새로 전학 온 학생이

제자리를 찾지 못해

서성거리는 것처럼


거울에 굴절된 빛은

항상

내 눈에

거할 자리가 없어


서성거리다

여러 개의 스펙트럼으로 분산되면

그 자리는 늘 어지러움의 몫이다

난시(亂視)를 지닌 사람의 숙명이란

이런 것일까.


흐리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개인 런던의 날씨

죽 끓듯 한 변덕이 일상이라면


벗으면 뿌옇고

쓰면 다시 개어지는

나의 날씨는

난시(亂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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