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지닌 웃음은 그 어떤 표정보다 밝아 결코 잊을 수 없다
이른 아침 접한
갑작스런 비보 하나가,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그 시절, 누구보다도 해밝던 너는
열일곱의 추억을 사진 한 장에
담아 놓은 채
너무나도 빨리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지
스무 살이 되면
다시 만나자는 약속도
너와 함께 하늘로 가버리고
야속하게
비 내리는 날씨와 함께
아무 대답도 없는
사진 한 장이 되어
너는 우리를 맞아들였지.
유난히 천진난만한 웃음 하나와 함께.
운명이었을까
숙명이었을까
그 날따라
구슬프게 울던
어느 스님의 목탁 소리를
나는 잊을 수 없다
십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너의 웃음은
나의 초심이 되어
내 몸 어딘가에
여전히 살아있다
보고픈 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