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불명된 저의 상신문서를 찾습니다

중복, 착오, 누락 되어버린 세 글자를 찾기 위한 한 남자의 최후변론

by 녹색나무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이 마음을,

그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겨울을 간절히 기다리는 아이들의 마음이

‘크리스마스’라는 다섯 글자의 퍼즐로 온통 가득차 있다면


톨스토이의 저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장하는 ‘시몬’에게 겨울이란

그저 어떻게든 이겨내야 하는 힘겨운 일상의 파편에 불과할 뿐이죠.

반짝거리는 전등을 적갈색 코에 매단

순록을 이끌고 저 멀리 다가오는 산타클로스를

신기해하며 지켜보기만 하는 아이들과

하느님의 명을 어긴 미하엘을 자신의 집으로 인도한 시몬 중

과연 하느님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실까요?


어느 작은 예배당에서 무릎을 꿇고 간절히

자신의 미래를 기도하기 시작한 13살 꼬마는

어느덧 30세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이 작은 꼬마의 순진무구한 기도를

어디서, 어떻게, 무엇으로 받으셨습니까?


①번 지상에서의 많은 기도를 처리하느라 깜박 잊었다

②번 ‘기도’라는 형식에 맞지 않아서 보류되었다

③번 비둘기들이 길가에 놓인 쓰레기를 먹는 것처럼 값어치를 하지 못해 이리 돌고 저리 돌다가 ‘순삭’당했다


하나님, 세월이란 것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씨앗도 시간이 흐르면 굽었던 허리를 꽂꽂이 세웁니다

이름 없는 생명체들도 살아남기 위해 저렇게 발버둥 치는데

저의 생명은, 저의 가치는, 저의 '세 글자'는 대관절 어디에 ‘도달’되어있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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