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에 혼자 떠난 기차 여행, 내일로.
혼자 여행을 다니다보면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이런저런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셀프 카메라로 찍거나 지나가는 분께 부탁드리지 않고서는 정작 내 사진을 찍기가 참 어려웠다.
그래도 과감하게 먼 길 떠나온 여행이니만큼 나는 내가 여기를 다녀간다는 특별한 기록을 남겨두고 싶었고,
어떻게 기록을 남기면 특별하게 기억이 될까하고 고민을 하다 간간히 내 그림자를 사진으로 찍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행을 다니며 내 그림자를 찍은 사진을 볼 때면
지나가는 바람 한 점, 흘러가는 물 한 방울, 내리쬐는 햇살 한 조각이
너무나도 소중해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었던 그때의 내 벅찬 감정이 가득 전해져온다.
비록 빛의 반대편에 가려 얼굴도 표정도 보이지 않는 사진이지만,
때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잘 보일 때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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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여행
2015 / 145 x 225 mm / Pencil, watercolor on paper
©greenut(Hye rye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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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greenut 김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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