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호주 산불의 기억
주말부터 약 5일간 감기 몸살을 앓았다. 이 시국에 아픈 건 서럽고도 두려운 일이다. 검사 키트가 부족한 호주에서 지금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 증상은 물론이고, 최근 해외여행 경력이나 확진자의 접촉이 있어야지만 코로나 검사 고시를 통과할 수 있다. 그나마 어려운 고시를 통과해도 이 시골마을에서는 받을 곳이 없으니 최소 두세 시간을 달려 큰 마을로 가야 한다. 안 되는 건 미리 포기하는 게 속편 하다.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한국 가고 싶다고 한번 찡찡거리고 집 안에서도 전투적으로 마스크를 챙겨 쓴다. 아파도 낮에 침대에 누워 있는 경우는 드문데 이번 감기는 달랐다. 몸이 너무 아픈 것도 아닌데 기운이 유난히 없고 쇳덩이를 매단 듯 몸이 무겁다. 목 안이 아파 말도 하기 어려웠고 무엇보다 숨쉬기가 답답해서 '혹시... ' 하는 걱정이 짓누른다. 오늘에서야 기침도 없고, 몸도 완전히 회복되어 샤워를 하고 오랜만에 동네 슈퍼에 장을 보러 갔다. 냉장고는 이미 바닥을 보이고 애들은 비상용으로 사놓은 라면까지 거의 다 먹어 치워가는 참이다.
'잘 지냈어?'
평소 오랜만에 만나면 안아 주며 뺨에 살짝 키스를 해주는 미씨즈 로버츠. 슈퍼의 과일 코너에서 만나자마자 우리는 팔을 살짝 벌리며 가까워졌다가 어색하게 떨어진다.
'잘 지냈어요, 안아드리고 싶지만 다음에 할게요.'
한바탕 이 어이없는 상황을 웃어넘기고는 간단하게 안부를 나눈다.
'오랜 만이네.' 계산대 뒤로 길게 늘어선 줄 뒤로 산드라가 있다. 카트에 식료품이 가득하다.
'당분간 날 못 볼 거야. 나 자가 격리 들어가려고 해.'
'외국 다녀오셨어요?'
'아니.. 알잖아. 내가 작년에 폐 수술받은 거. 너무 위험해.'
이년 정도 함께 화요일마다 바느질을 하며 알아온 산드라 할머니. 칠십 대 중반을 훌쩍 넘으셨는데, 작년에 폐 수술을 받으며 몸무게가 눈에 뜨게 줄었다. 그래도 퇴원하자마자 화요일 바느질 모임에 나오시던 산드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녀들은 화요일마다 모여서 함께 바느질을 했다. 지난 주로 모임도 당분간 중단하기로 결정됐다. 대부분이 70대인 노인분들에게 이번 코로나는 너무 위험하다.
'산드라, 안아드리고 싶지만... 다음에 할게요. 페이스북으로 계속 소식 전해줘요.'
'그래, 그 방법이 있었지!' 그녀의 얼굴이 밝아진다.
다행히 슈퍼에는 식료품이 꽤나 남아 있었다. 최근 호주의 사재기 열풍으로 마을을 거쳐가는 외지인들이 들러 작은 마을의 슈퍼를 텅텅 비워갔다. 마을 사람들은 식료품을 구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굴렸다. 시골마을의 슈퍼에서는 궁여지책으로 식료품은 인근의 주민에게만 판매하겠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판매원들이 얼굴을 모를 경우 신분증 제시를 요구해 주소를 확인하겠다며. 그러고야 슈퍼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 계산대에 줄은 끝없이 길었지만.
이 안타까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 질까? 아쉬운 마음으로 산드라에게 안녕을 전하며, 그녀의 근심에 찬 얼굴을 보자 올해 초 호주 산불의 한가운데 있을 때 나누었던 우리의 인사가 떠오른다.
1월 1일.
유례없는 가뭄으로 호주 전역이 불타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 약 2주간을 시드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마지막 날인 새해 이브. 매년 시드니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있어 가볼 생각이었지만, 마침 당일 호주 사우스 코스트에서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나는 산불을 보고 도저히 불꽃놀이를 즐길 수가 없어 가지 않았다. 화염에 300채의 집과 약 5억 마리의 동물이 희생을 당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죽고 있는데 불꽃놀이라니. 도저히 그 불꽃을 보고 즐길 수는 없을 거 같았다. 캔버라를 거쳐 돌아오는 길. 스모그가 짙게 깔린 캔버라 상황이 심각하다 생각했지만, 우리 마을은 훨씬 더 심각한 상태였다. 우리 마을을 둘러싸고 세 면이 불타고 있다. 게다가 달이네 반 아이의 아빠가 낚시를 갔다가 실종된 지 벌써 나흘 째라는 소식을 들어 마음이 더욱 무겁다. 시드니로 떠나기 전에 들뜬 마음으로 그 부인과 대화를 나눴는데... 작은 마을에서 복닥 복닥 살다 보니 이런 일이 더욱 크게 마음 깊이 다가와 아프다.
떠나야 하나, 남아야 하나 고민되지만, 막상 떠날 곳도 없다. 시드니 숙소에서도 마을에서 불이 나 가슴을 졸이며 지켜봤었다. 캔버라는 오늘자로 세계 도시 중 최악의 공기질을 기록했으며,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다. 도로는 여행지에서 탈출하는 차량들로 꽉 막혔다. 뉴스에서는 apocalytic, 세기말 적이라는 단어가 계속 등장한다. 12월 말, 사피엔스의 종말을 예고한 사피엔스 마지막 장을 읽고 난 뒤라 심상치 않게 다가온다.
40년이 넘게 이 마을에서 살았지만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는 미씨즈 로버츠. 사람들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고 농담을 건네지만, 막상 이야기를 해보면 모두 겁에 질려있다. 마을 사람들은 집 주위의 덤불을 자르고, 지붕 물받이 (gutter)에 모인 나뭇잎이나 쓰레기를 치우고, 정원 호스를 점검한다. 날씨를 보고 심상치 않으면 정원과 지붕에 물을 뿌려대며 강한 바람을 타고 온 불씨가 발 딛지 못하게 할 것이다.
1월 3일.
내일은 39도까지 오르는 고온과 강풍이 예상돼 최악의 위험이 있을 날로 예상된다. 마을 RSL 클럽에서 화재 관련 모임이 있어 아이들과 다녀왔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모여 빈틈없이 홀이 꽉 찼다. 내용은 RFS (Rural Fire Service) 웹사이트에서 본 내용과 같았다. 다만 주민들의 긴장감이 꽉 찬 좁은 공간에서 피부로 더 느껴졌다는 것. 와서 이야기를 들어 보니 가축과 함께 이동해야 하는 사람이 많아 더욱 어렵겠다. 아무것도 모른 채 투정 부리는 어린아이들과, 겁에 질려 얼굴이 굳은, 늘 환한 미소를 보여주던 할머니들을 보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복도까지 꽉 채운 사람들이 웅성 웅성 거리는 소리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모여 뿜어내는 더운 공기가 자욱한 연기와 뒤섞여 머리를 어지럽게 한다. 회의가 끝날 즈음 아이 한 명이 잠시 실신을 해 더욱 긴장감을 더했다. 다행히 신속히 간호사, 소방관이 왔고 아이는 무사했다.
다행히 우리 마을은 가장 넓게 예상한 ember attack 지역에도 속하지는 않아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위협은 없지만, 안전에 대한 어떤 것도 보장해 줄 수 없으므로 떠날 사람은 오늘 떠나라는 것. 집을 지킬 예정이 아닌 사람들은 떠나라는 것.
떠나야 하나 남아야 하나 판단이 서지 않는다.
남편은 내일 남아 회사 건물을 매니저들과 함께 상황을 살피며 최대한 지킬 예정이기에, 우리끼리만 떠날 마음이 도저히 먹어 지질 않는다. 또 내일 가게에 이미 동이 난 P2 마스크와 집을 지키기에 필수인 정원, 화재용 호스 등 특별 주문이 도착하기로 해서 도와주기로 했는데. 내가 가서 언로딩을 도와줘야지만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빨리 도구를 사 가지고 집을 지킬 수 있다. 지금도 소방관들과 봉사자들과 마을 주민들은 불씨가 타고 있는 곳에 나가 최대한 불을 마을 가까이 오지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고 있다. 미련하고 감상적인 생각이겠지만, 이 마을 사람들과 함께 마을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 내가 좋아하는,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 마을을.
10년 동안 소방관을 하고 있는 피터와 바네사가 어린 세 딸들과 아직 마을에 남아 있다. 마을에서 30분 거리의 그들의 집은 이미 위험 지역으로 지정되어 마을로 대피를 왔다. 우선 내일만 지나면 기온은 떨어지고 비 소식이 예정돼있다. 괜찮을 거야. 피터와 바네사가 떠날 때 함께 떠나자.
체카네는 큰아들 로비가 연말을 맞아 지내러 왔다. 천식이 있는 로비는 엊그제도 한번 발작을 해서 위험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체카는 로비를 오늘 시드니로 데리고 간다며 나에게 안전히 있으라며 두 볼에 키스를 해준다. 모두들 안전하길. 무사하길. 새해에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 Happy New Year 하며 서먹한 미소를 건네며 어느 때보다 서로를 꼭 끌어안고 인사를 나눈 후 집에 돌아왔다. We are going to have a cold beer after this. 겁에 질렸지만, 농담을 건네길 잊지 않는 사람들.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피 가방을 쌌다. 제발 이 가방을 들고 떠나는 일이 없기를. 한바탕 에피소드로 끝나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1월 4일.
새벽 6시. 평소보다 한 시간 빨리 눈이 떠졌다. 먼저 라디오를 켜고 바깥 상황을 체크한다. 연기와 안개가 자욱하다. 공기가 촉촉하다, 플라스틱 지붕에서 이슬이 맺혀 똑똑 떨어지는 소리가 비 오는 소리인 줄 알고 순간 반가웠다.
낮 1시부터 강풍이 예상되어 있다. 오전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요하다. 아이들은 늦잠이다. 책이라도 읽으려 했지만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집주인 그웬 할머니네 아들이 비상시 우리 집을 돌봐주려 마을에 와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지붕 거터에 물을 채우고, 플라스틱으로 된 간이 지붕이 있는 곳에는 간간히 물을 뿌려준다.
1시경 바네사한테 연락이 왔다. 특별 주문한 마스크, 호스 등이 배송되었다고. 도와줄 수 있냐고. 아이들을 데리고 가 보니 세 팔레트의 물건이 배송 와 있고 손님들은 트럭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가게로 몰려온다. 재빨리 마스크를 들고 나와 카운터를 본다. 원래라면 수량을 체크하고 가격표를 붙여야 하지만, 지금 그럴 여유가 없다. P2 마스크 3개들이 3박스가 30분도 안되어 동이 났다. 호스 피팅과 호스도 불티나게 팔려 간다. 주민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고글은 본사에도 물건이 없는지 배송 품목에 없다. 마스크와 아이스박스, 호스를 정신없이 팔고 한 시간쯤 지나니 거리는 다시 유령마을처럼 텅 빈다. 별이 달이에게는 가격표를 붙일 일거리를 주고, 창고에 대충 들여놨던 물건들을 가게로 들고 들어와 가격표를 붙이고 수량을 대충이나마 점검한다.
바네사는 어제 주문을 넣고 아침에 입력을 하느라 오전 7시부터 쭉 가게에 있었다고 한다. 피곤한 표정이 역력하다. 오늘 아침 가게에 오기 전부터 하려던 말을 건넨다.
"바네사, 오늘 일당은 받고 싶지 않아. 마을 사람들과 너를 도와줄 수 있어 기뻐"
오후 4시쯤 아이들과 가게를 나와 보니 하늘이 노랗게 물들었다. 아이스크림과 간단한 저녁거리를 슈퍼에서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갑작 연기가 자욱해지고 사방이 붉게 변한다. 하늘에서 눈이 내리듯 재가 날린다.
남편과 연락하고 소방관에게 물어보니, 아직 불길은 가까이 오지 않았지만, 바람의 영향으로 다른 지역 산불의 재가 연기가 이곳까지 온 것이다. Apocalyptic. 드라마틱한 이 단어가 실제상황이다.
아직 남편은 공장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아이 둘과 집에 있고 싶지 않아서 대피센터로 차를 몰고 갔다. 가는 도중 연기는 더 짙어진다. 헤드라이트를 켰지만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대피센터로 가니 반가운 얼굴로 줄리아가 맞아준다. 현재 상황을 알려주며 안심시켜주는 줄리아. 옆에 소방차 두대와 열댓 명의 소방관들이 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 쉰다기보다는 마을 내의 위험 상황에 대비해 대기 중이다. 마을은 직접적인 위협이 현재는 없지만, 걱정이 되면 동네 도서관에 마련된 대피센터는 24시간 열려 있으니 이 곳에 있어도 좋다고 해서 아이들과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컴퓨터로 마인크라프트를 하니 이 와중에 신이 났다. 바깥은 이제 붉다 못해 칠흑같이 어둡게 변했다. 오후 4:30분경인가?? 아직 한참 밝을 시간인데. 집에서 두려움에 떨지 않고 이 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빈백에 기대 눈을 잠시 감아 본다. 긴 하루였다.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다시 약간의 빛이 들어와 붉은 하늘을 보여준다. 다섯 시 반쯤 되니 저녁 식사를 하러 오라며 부른다. 대피소에 와 있는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집이 바로 앞인데 여기 와서 밥을 먹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다음에 더 많이 도와주고 더 많이 기부를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감사히 먹는다. 마을 밖의 외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불이 위험한 상황까지 와 있어 이곳에서 벌써 사흘째나 있었다고 한다.
페이스북을 열어 소식들을 보니 빅토리아, 뉴사우스 웨일스 곳곳에서 붉게 물든 하늘의 사진을 올리고 있다. 또 한 시간 전 갑자기 캔버라로 떠난다며 포스팅을 올렸던 한 주민은 연기가 너무 심해 갈 수 없었다며 마을의 친척집으로 옮겼다며 포스팅을 올렸다. 물론 겁먹은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조용히 떠났으면 좋았을 것을 싶다. 굳이 페이스북에 요란하게 떠나다고 알리며 다른 사람들의 두려움을 증폭시킬 이유는 없다. 당장 실체가 없는 두려움에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거짓 소문이나 두려움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 Fear-mongering. 떠날 사람은 어제 조용히 떠났으면 된다. 지금이라도 그냥 조용히 떠나면 된다. 모두 본인이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질 뿐이다.
저녁 8시경 바람이 누그러지고, 온도가 떨어지면서 공장도 안전할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휴... 긴 하루였다. 대피 센터에서 나간다고 사인을 하고 문을 열고 나오니 가로등 불빛에 보이는 붉은 대기와 눈처럼 날리는 재.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엄마! 화성에 와 있는 거 같아"
집으로 돌아가는 짧은 길이 너무 반갑다. 간단하게 샐러드와 비빔면을 먹고 다들 자리에 드러눕는다. 피곤했는지 또 눈이 감아진다. 투두둑 빗물이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해 눈이 떠졌다. 새벽 2시가 넘어가는 시간. 많은 양은 아니지만 비가 오기 시작했다. 제발 충분한 비가 왔으면. 시원한 빗줄기가 이 마른 대지를, 활활 타고 있는 호주를, 적셔주면 좋겠다.
1월 5일.
어제 보다 한창 시원해진 날씨에 마음을 좀 쉬고 있던 오후. 바네사랑 피터네 집이 어젯밤 타버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행히 대피 명령을 듣고 마을에 대피해 있던 터라 가족들은 모두 안전하다는 게 큰 위안이다. 어제 물건 정리를 도와주며 어젯밤 집이 타버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피터에게 듣기는 했었지만, 실제로 일어날 줄이야. 피터는 풀타임 소방관이기도 했고, 지금은 가게를 운영하며 RFS에서 파트타임으로 소방관으로 일한다. 마을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는데, 세상일은 참 불공평하고 이해할 수 없다.
제발 이 끔찍한 가뭄이 산불이 끝나기만을.
피터와 바네사 집은 우리에게도 많은 추억이 있다. 이 마을에 이사 와서 제일 처음 초대되어 간 집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여러 번 놀러 가서 말도 타고, 트럭 타고 강으로 가서 물도 길어오고, 뒷마당 울타리도 내가 몇 개 쳤건만... 이렇게 잿더미가 되었다니 너무 속상하다.
그 후로도 3주가 넘게 산불은 마을을 3면으로 둘러싸고 서서히 영역을 넓혀 갔고, 마을 사람들은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살았다. 그 피로감은 말할 것도 없다. 1월 말 충분한 비가 내려 이제 좀 숨을 돌리고 2020년을 산뜻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 볼까 하던 중에 코로나가 닥쳤다. 산드라의 근심스러운 얼굴을 만나고 집에 오니 마음이 무겁다.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나는 곧 호주를 떠나야 한다. 웃으며 안녕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