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향해 걷는다.
그게 옳은 길이라고 배웠다.
낮이 되면 세상은 분주해지고, 사람들은 무언가를 이루며 살아간다.
나는 그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빛을 좇아왔다.
그 끝에는 따뜻함과 희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으면서.
하지만 이상하게도,
빛은 언제나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눈부시고, 뜨겁고,
어딘가 들뜬 기운이 감돈다.
그 감정들은 나를 활기차게 만들지만,
어쩐지 내 본모습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착각.
그 환한 환상 뒤엔, 언제나 민낯이 기다린다.
노력, 좌절, 실망.
낮은 그 모든 것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그리고 해가 기울 무렵이면
나는 조용히 어둠을 향해 걸음을 돌린다.
밤은 나에게 익숙하다.
부끄러운 나의 모습,
감추고 싶은 감정들,
이루지 못한 마음의 조각들까지
밤은 그것들을 가만히 감싸준다.
그리곤 아무것도 이루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을 건넨다.
하지만 오래 머물다 보면,
그 고요는 점점 무거워진다.
처음엔 나를 안아주는 듯하던 밤이,
어느새 내 안을 잠식해 간다.
무기력과 피로,
그리고 방향을 잃은 시선.
그제야 나는 다시, 빛을 갈망하게 된다.
이건 반복이다.
빛을 향해 나아갔다가,
어둠에 안기고,
다시 어둠에 질려 빛을 향해 손을 뻗는.
어쩌면 인생이란
그 낮과 밤 사이 어딘가에서
자신만의 온도를 찾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 둘 사이에서
조금씩 흔들리며, 살아가고 있다.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어디쯤이 내 자리인지,
어느 쪽에 오래 머물 수 있을지.
다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는 밤에게 품어지고 싶다.
그리고 내일은,
다시 빛 앞에 조용히 설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