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얼굴에, 내가 담고 싶은 것

진심 위에 따뜻함을 얹고 싶은 마음

by Grey Hoo


예전엔 그런 말을 들으면 그냥 웃었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고 하더라.”

피부 관리 얘기인가 보다, 하고 넘겼다.


실제로 한동안은

또래보다 어려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5년, 10년쯤은 가볍게 깎이곤 했고

그게 괜히 기분 좋은 일이기도 했다.

그 말이 나를 괜찮은 사람처럼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제 나는 딱 지금 내 나이만큼의 얼굴이 되었다는 걸 느낀다.

어디가 확 바뀐 건 아니지만

눈빛이나 윤곽 같은 게

조금씩 달라졌다는 건

내가 제일 잘 안다.


그게 이상하지는 않았다.

그럴 때가 되었구나 싶었다.

그게 나를 설명해주는 전부는 아니라는 걸 아니까.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어떤 얼굴로 보이고 싶은 걸까?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진 않다.

그렇다고 그게 나를 설명하는 전부는 아니다.
요즘은 그보다 더 마음이 가는 쪽이 있다.

따뜻해 보이는 사람.
표정에 여유가 있고, 말투에 온기가 있는 사람.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이 느껴지는 얼굴.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돌아보면,
나는 지금까지 감정을 꽤 정확히 바라보려 애써왔다.
때로는 단단했고, 때로는 냉정했지만
그 안에 진심은 담겨 있었다고 믿는다.

이제는 그 진심 위에
조금 더 따뜻함을 얹고 싶다.
부드럽고 온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얼굴에 책임을 진다’는 말은
어쩌면 그런 뜻 아닐까.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가, 결국 얼굴에 드러나는 것.

나는 아직도 완성된 사람은 아니다.
그렇지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만은 분명하다.

그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언젠가 내 얼굴도 그렇게 변해가겠지.
누군가가 나를 보고
“참 따뜻한 인상이야”라고 말해주는 날이 온다면,
그게 바로
내가 나이 든 얼굴에 담고 싶은 모습일 것이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