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흔들리는 나에게 보내는 기록
State
오늘 새벽, 나는 또다시 흔들렸다.
불안했고, 겁이 났고, ‘이 선택이 맞을까?’란 생각이 맴돌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밑엔 여전히 ‘맞는 길’이란 감각이 있었다.
Thought
왜 이렇게 자꾸 쫄까.
왜 아직도 내가 나를 못 믿는 걸까.
그래도 예전의 나는 이런 흔들림조차 외면했었는데, 이젠 조금 다르다.
지금 나는 도망치지 않고 나를 말로 정리하려 하고 있다.
그게 어쩌면, 나를 나로 되돌려주는 작은 구조화일지도 모르겠다.
Note
이건 단순한 불안이 아니라,
‘나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조용한 결심에서 시작된 흔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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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이 무섭다.
나는 내가 진짜로 이 회사를 그만두지 못할까 봐,
그래서 괜히 모든 걸 헛짓으로 만들까 봐,
입으로 말하고 다녔다.
남자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예전 회사 언니에게도
“그만둘 것 같다”라고 말해버렸다.
정말 그럴 수 있을까?
혹시 안 그만두면 어쩌지?
말을 해놓은 내가 너무 나댄 건 아닐까?
이런 걱정을 해서인지 새벽에 깨서 잠을 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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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결심이 있었다.
몸도 마음도 고갈됐고,
더는 나를 갈아 넣는 이 환경에 남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간을 줬다. 정확히 202일.
퇴사 이후를 준비하고, 나를 회복시키기 위한 시간.
그런데 며칠 지나지도 않아, 또 흔들린다.
지금 와서 내가 너무 나댄 건 아닐까 싶고,
내 결심을 몇 명에게 이야기했는데 괜히 입방정을 떨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누구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었다.
혹시 결국 못 그만두면, 지금까지 고민하고 공들인 모든 시간들이
다 헛것이 되는 건 아닐까.
마음이 벌써부터 쪼그라든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분명히 이곳에 있는 것 자체가 나를 깎아먹는 일인데.
매일 아침 그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내 존재가 침식당하는 기분인데.
그래서 ‘떠나는 게 맞다’고 결심했는데,
왜 자꾸 ‘혹시’를 꺼내 들게 될까.
이건 비겁함이 아니라,
오랫동안 길들여진 무력감의 패턴일지도 모른다.
요 며칠은 이슈도, 부딪힘도 없었다.
‘이대로도 버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곱씹어보면, 그건 단지 감정의 착시였다.
구조가 바뀐 게 아니라, 압박이 잠깐 사라졌을 뿐이니까.
나는 안다.
나는 완전히 확신이 들기 전까지
수없이 질문하고 확인하는 사람이다.
무작정 덮어놓고 달리진 못하고,
지치면 차악을 택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나를 무시하진 않는다.
그래서 지금 이 질문도,
되돌아가려는 게 아니라
더 단단히 가려는 움직임이다.
버티는 게 목적이 아니라,
내가 정말 괜찮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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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야 말할 수 있다.
“나는 왜 이렇게 자주 흔들리는 걸까.”
그 질문 자체가
이미 단단함일지도 모른다.
흔들리는 나를 포기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용기 있는 선택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