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66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몸부림

by Grey Hoo

SENSING
202에서 166.
시간은 줄었다.
그 사이 나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기록했고,
생각했고,
흔들렸고,
무너졌다가도 일어났고,
어떻게든 나아지고 싶어서 애썼다.

진심이었다고, 그 당시의 나는 믿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마음 하나로
하루하루를 버텨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제—
또 다른 과제가 왔다.
언제나 그렇듯,
내가 조금 느슨해지려는 순간
이곳은 어김없이 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건 단순히 일이 힘든 게 아니다.
이 공간은 매일, 나라는 사람을 다시 마주하게 만든다.
그게 제일 피로하다.

THINKING
그동안 몸부림은 분명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묻게 된다.
그게 정말 진심이었을까?

나아지고 싶다는 감정이,
정말 내 안에서 나왔던 의지였는지
아니면
나아져야 한다는 강박에 내몰렸던 건 아닌지.

그때 나는 필사적이었다.
진심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결과가 없고,
변화가 보이지 않자—
그 진심조차 의심하게 된다.

게다가 이곳은 매번
떠나라고 등을 떠미는 동시에,
붙잡고 시험을 준다.

그래서 더 헷갈린다.
나는 정말 나가야 하는 걸까?
아니면 아직 여기서 마주해야 할 무언가가 남은 걸까?

왜 나는 아직도 이곳에 버티고 있는 걸까?
겁이 나서 일까,
끝내야 할 게 있어서일까,
이제는 나도 잘 모르겠다.

NARRATING
나는 그 시간을
진심으로 살아냈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 이 답답함과 멈춰진 감정 속에서
그 말을 쉽게 꺼낼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들이 모두 허무한 건 아니라고 믿고 싶다.
그 순간 나는 정말 움직였고,
살고 싶었고,
나아지고 싶었다.

결과가 없다는 이유로
그 마음마저 지워버리면
나는 나 자신을 너무 잔인하게 대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이 기록을 남긴다.

166일.
줄어든 건 숫자지만,
내 안에는 여전히
확실하지 않은 감정과 끝나지 않은 질문들이 남아 있다.

그래도 아직—
나는 나를 완전히 놓지는 않았다.
그 진심이 지금도 나를 붙잡고 있다.
확신은 없지만,
이 흔들림 안에 분명히 ‘살아 있는 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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