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52

8월 1일, 금요일

by Grey Hoo


8월이 시작됐다.
7월 25일부터 오늘까지, 고작 9일이 지났을 뿐인데, 정신없이 흘러가버렸다.
기억력이 나빠서일까. 지나간 일들은 글이나 사진으로 붙잡아두지 않으면 몇 컷의 잔상으로만 남는다.

지난 9일은, 아마도 지낼 만했던 것 같다.
토요일, 인천공항에서 그를 만나 김포공항으로, 그리고 바로 제주로 향했다.
모든 게 일사천리였다.
2박 3일, 짧지만 임팩트 있는 여행.
호텔에서 쉬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렇게 3개월 만의 재회를 충분히 누렸다.

그리고 다시 일상. 화요일 출근.


그녀가 없는 며칠 동안은, 이 회사가 제법 괜찮은 곳이라는 착각도 들었다.
잠깐, 정말 잠깐.

그동안 회사는 무난했고, 일상은 제법 활기찼다.
보통 혼자 지내는 퇴근 후의 시간은 고요하고 잔잔한 호수 같다.
하지만 그와 함께하는 퇴근 후의 일상은 확실히 에너제틱하다.
그것도 분명 좋지만, 나를 돌볼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내 시간은 오직 4시간뿐이니까.
사무실에 너무 많은 시간을 묶여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내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게다가 오늘은 금요일.
평소 같으면 주중의 꽃이라고 여겼을 테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다.
화, 수, 목—그녀의 부재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는데 말이다. 그녀가 돌아왔으니..

또 착각할 뻔했다.
그녀의 존재는 나를 피 마르게 한다.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은 두근두근, 다리는 덜덜덜.

그래도 반나절만 참자. 내일은 주말이니까.

D-15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