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그 김치찌개집을 찾았다.
식당이 있어야 할 자리에 편의점이 들어서 있었다.
힘든 시절을 함께 버텨 준 시간이
조용히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다니던 회사에서 걸어서 3분 거리.
작고 허름한 그 식당의 김치찌개는
입덧이 심해 제대로 먹지 못하던 내가
거의 유일하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밥과 소박한 찬 두어 가지,
김치찌개와 계란 후라이가 식탁 위에 함께 올랐다.
작은 양은 냄비에 끓인 김치찌개는 깊고 정직한 맛이 났다.
사장님은 가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란 후라이를 하나 더 얹어 주곤 했다.
다른 손님들 모르게, 슬쩍 밀어주듯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두부 한 모와 대파를 샀다.
문을 열면 늘 같은 냄새가 나던 그곳을 떠올리며 찌개를 끓였다.
같은 맛이 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그날의 온기를 한 번 더 떠올리고 싶어서.
투박하고 거친 손으로 말없이 내 앞에 툭 놓던 계란 후라이 그릇.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던 것들이 그리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