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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대표의 전화를 받고

by 노충덕

브런치북 수상자 발표가 열흘 남았다.

지난해 8,000편이 응모했다니 올해는 10,000편 정도 출품하지 않았을까?

모든 응모 작가가 수상을 기대하는 것처럼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주제 파악하지 못하고 거는 기대와 내가 나를 알기에 포기하는 마음으로 먹는 달콤한 레몬이 뒤죽박죽이다.

띠리링. 휴대전화가 울려 화면을 보니 출판사 대표다.

A. 잘 지내시죠?

B. 예 그럼요.

A. 요즘도 일하면서 글 쓰시나요?

B. 그렇죠. 뭐…….

A. 조만간 한 번 올라오세요. 내년 출판 기획하는데 작가님 책을 내려고 해요.

요즘 책들은 모두 짜증 나는 것들뿐입니다. 이혼, 이혼자, 고통, 패배, 고부 갈등, 번 아웃 등 대부분이 그래요. 고통 속에서 반전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습니다.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 뻔한데, 희망을 말하는 글이 없어요.

B. 올해 <세이노의 가르침>과 <쇼펜하우어 아포리즘>이 인기를 끄는 경향을 볼 때 이런 맥락이 내년까지 갈 듯해요 지난여름에 도쿄에 다녀오신 건 출판 경향파악차 다녀온 거지요?

A. 그렇지요. 적지 않게 연동돼 있어서 경향 파악하려면 다녀와야 해요. 작가님에게 기획출판을 생각하는 게 있으니 시간 내서 올라오세요.

B. 예. 이달 중에 시간 만들어 가볼게요.


나는 책을 읽어 넘치는 것을 모아 글을 쓴다.

지난해에 이어 기획출판을 유도하는 출판사 대표가 고맙다. 짜내는 것은 할 수 있을지 염려가 크다. 꾸역꾸역 원고를 쓴다 해도 출판사에 경제적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소심함이 주저하게 한다. 출판사 운영하는 바쁜 틈에 박사학위를 받았다니 축하할 일이고 대단하다.


아내는 처가에서 집으로 오는 중이고, 점심은 불닭볶음면에 달걀을 넣어 끓여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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