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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Apr 06. 2024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알랭 드 보통 지음

   알랭 드 보통이 마르셀 프루스트가 지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그의 친구들의 증언을 통해 습관적으로 살아가거나 눈에 보이는 것 이외는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관점을 찾아 소개하는 책이다.


   아주 많이 아프거나 다리가 부러지거나 해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프루스트 동생의 말, 버지니아 울프도 몇 번씩이나 읽기를 중단했다는 고백은 책을 사둔 지 몇 달이 지났어도 첫 페이지도 열지 못하는 중압감을 느끼는 나를 위로하고 합리화하는 구실로 충분하다. 대부분 작가가 책은 간결하게 쓸 것을 강조하는데, 대척점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프루스트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든 현대 고전으로 서구 유명 대학의 추천도서 목록에 있다.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은 오늘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 나를 위해서 읽는 방법, 시간 여유를 가지는 방법, 성공적으로 고통받는 방법,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좋은 친구가 되는 방법, 눈을 뜨는 방법, 사랑 안에서 행복을 얻는 방법, 책을 내려놓는 방법으로 목차를 구성한다.


   프루스트는 작품을 통해 ‘어떻게 하면 시간 낭비를 중지하고 음미할 수 있는 삶을 시작할 것인가’ 고민하라 한다. 나를 위해서 읽는 방법은 어떤 사태, 사물에서 보통은 시공간적으로 쉽게 연결할 수 없거나 연결되지 않는 것에서도 놀라리만치 연결 짓는 예를 볼 수 있다. 시간 여유를 가지는 방법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대부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지루하고 프루스트는 부풀리는데 천재라는 식의 이야기다. 동생이 말한 책을 읽을 기회 만들기에 관한 이야기, 잠들기 전에 침대에서 어떻게 뒤척이고 돌아눕는지를 묘사하기 위해 한 章에서 무려 30쪽이나 할애하는 것 등이다. 교훈이라면 바빠서 시간이 없다는 것은 바쁜 사람들이 느끼는 자기만족일 뿐이란 것이다.

   성공적으로 고통받는 방법은 고통을 성공적으로 이겨내는 방법이라 해야 할 듯하다. “행복은 몸에 좋지만, 정신의 강인함을 발달시켜 주는 것은 바로 슬픔이다.” 고통은 우리에게 암호화된 형태로(알지 못하게) 지혜를 준다는 것을 인식하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서 관용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어떤 상황의 속성을 알아채지 못하게 함으로 정직하고 정확한 접근 방식을 쓰라 한다. 표현의 빈곤(짧은 문장, 축약, 느낌으로 상황 표현하기 등: 예, ‘죽인다’, ‘대박!’, ‘최고다’)에 알레르기 반응을 한다. 클리세(cliche)를 하지 말고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


   좋은 친구가 되는 방법으로 대화에서 “동반자를 즐겁게 만들려면 자기를 포기해야 한다.” 프루스트는 지적인 일은 어디까지나 내면의 일이어야 만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게 되면 드러내지 않았다.

눈을 뜨는 방법에서, 사물을 보다 완전하게 음미하라고 한다.


   부가 욕망을 성취시키는 속도 때문에 부는 사실 저주받은 것이다. 욕망과 만족 사이의 격차에서 오는 고통을 겪을 기회는 깊이 사랑하게 해 준다. 책은 우리를 눈뜨게 해 주고, 우리를 예민하게 만들고, 우리의 지적 능력을 향상해 줄지는 모르지만, 어느 시점에 이르면 그런 작용이 중지되는데, 이는 저자는 우리가 아니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독서는 정신생활의 문턱을 넘나드는 것이다. 독서는 우리를 정신생활로 이끌어준다. 그러나 독서 자체가 정신생활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역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난해하고 산만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이유로 우리가 프루스트처럼 호기심이 많지 않고 섬세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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