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 지음
강유원의 「책과 세계」는 <길가메시 서사시>, <모세 오경>, <사자의 서>, <일리아스>, <오이디푸스 왕>. <도덕경>, <국가론>, <갈리아 전기>, 키케로의 <우정론>, <신국>, <신학대전>, <군주론>, <신기관>, <리바이어던>, <백과전서>, <국부론>, <종의 기원>을 버무린 ‘주제 서평’이다. 문고판이나 가치와 무게는 벽돌책 못지않다. 내가 이런 책을 몇 년 내에 쓰려고 다짐한다. (이 다짐으로 내놓은 신간이 <별일 없어도 읽습니다>이다)
수십 편의 수필, 소설보다 문고판 「책과 세계」가 읽을 책이라고 잘라 말한다. 수필과 소설 등 특정 예술 장르를 폄하하는 의도는 결코 아니다. 독자가 가진 취향과 관점에 따라 다름을 인정한다. 작가가 다룬 책은 추체험, 즉 ‘미루어 겪어 봄이라는 한계가 있을지라도 새로운 시대를 열었거나 그 시대를 통합한 책들이다.
저자의 역설에 웃는다.
“대다수 사람들이 행하고 있다고 하여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며, 압도적 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놓고 보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은 소수의 책 읽는 이들이 벌이는 일종의 음모임에 틀림없다.”
<이집트 사자의 서>나 <모세 오경>을 사지 않겠지만 <신국론>과 <신학대전>을 주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