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 ‘Small is beautiful’은 광고 카피에서, 강연에서 듣고 본 익숙한 표현이다. 80,90년대 일본의 가전제품처럼, 혹은 잡스의 영혼을 담은 아이폰처럼 군더기 없는, 또는 문자대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것으로 이해했었다. 그러나 그건 오해였다. 슈마허의 책제목에서 Small은 오늘날 ‘적정기술’이라고 칭하는 것과 가장 가깝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경제학 서적이다.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경험한 선진국의 경제를 이끄는 저변에 인간은 지구의 지배자라는 그래서 지구는 개발, 개척의 대상이라는 성장지상주의, 물질주의 철학이 있다. 처음 책이 출간되던 1973년의 시점에서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환경오염이라는 예측지 못했던 문제가 대두되고, 자원의 소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농촌의 인구가 도시로 집중하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경제란 무엇인가를 고민한 결과를 묶은 책이다.
2015년의 시점에서 철이 지난 이야기도 있지만
지속가능한 인류의 발전이라는 기준에 비추어 산업화를 되돌아보고 현재의 소비성향에 비추어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자원 부족의 문제를 살펴보고, 제3세계,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위해 선진국의 경험과 지구의 미래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중간기술에 대해 논하며
4부 ‘조직과 소유권’에서는 장대규모의 조직이 갖는 문제점을 살펴, 적절한 규모란 경제에서 어느 정도인가 생각해 보고, 현재까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는 대안으로써 새로운 소유형태를 영국 기업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메모한 몇 가지를 옮긴다.
조너선 포리트가 평가한 E.F. 슈마허 “다양한 관심사를 하나의 참조틀 속에 버무릴 줄 아는 위대한 종합인”
‘근대인(서양인, 기독교도)은 자신을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을 지배하고 정복할 운명을 타고난 외부 세력이라고 여긴다.’ 이는 수정돼야 할 자세다.
‘보편적인 번영이 평화의 가장 굳건한 토대라는 판단은 근대사회를 지배하는 신념이다’ 이것은 오류다.
‘케인즈에 따르면 인간의 강한 이기심, 탐욕을 이용하는 경우만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성장’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무한히 일반화된 성장은 존재할 수 없다.
간디가 말하기를 “대지는 모든 사람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만, 모든 사람의 탐욕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경제학이 등장한 것은 이백 여 년 전이다. 경제학자가 계산하는 방법 중에서 ‘측정할 수 없는 것을 측정하려는 시도는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며, 선입견으로부터 뻔 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정교한 방법만 구성한다.’
‘경제학은 목적과 목표를 인간에 대한 연구로부터 끄집어내야 하며, 적어도 방법론의 주요 부분을 자연에 대한 연구로부터 도출해야 한다.’
‘판단이라는 행위가 수를 세거나 계산하는 능력보다 높은 차원의 기능이듯 질은 양보다 ’ 다루기‘가 훨씬 어렵다.’
‘노동자에게 의미 없거나 지루한, 또한 창피하거나 신경 쓰이는 것이 되도록 조직한다면, 이는 범죄행위나 진배없다. 그것은 사람보다 재화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고, 연민 없는 악행이며, 영혼파괴에 해당한다.’
노동과 여가는 삶이라는 과정을 보완한다.
슈마허가 판단하는 역사 교육의 오류
세계정부를 고대하는(자크 아탈리는 ‘등대’에서 세계정부를 고대한다) 것은 잘못된 것이다. 세계는 발칸화한다. 국가가 커야 한다는 것도 잘못이다. 대국도 빈국이 되고 소국이 부국이기도 하다. 경제는 규모가 커야한다는 것도 잘못이다. 소규모 조직이 높은 성과를 보이면서 사회에 진정하고 유용한 새로운 발전의 성과를 공급한다.
‘교육은 진정한 의미에서 가장 주요한 자원이다.’ “스스로 배우지 않으면 인생이 급격하게 기우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교육의 본질은 가치의 전달이다(E.F. 슈마허)
‘살아가면서 논리적으로 대립되는 일이 생길 때 높은 수준의 힘(사람, 미, 선 진실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 과학의 힘으로는 불가하다.’
‘인간은 자연의 자식이지 지배자가 아니다.’ ‘인간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자연을 효용의 차원에서만 보기 때문이다.’ ‘농업(생명)에 산업(무생명체)의 원리를 적용하니 문명에 위협이 된다. 균형이 필요하다.’ ‘원자력은 구원인가, 저주인가. 새로운 준비가 필요하다.’
제3세계의 이중경제에서 빈곤의 주요원인은 교육, 조직, 규율의 결함에 있다. 따라서 개발을 물질주의 철학에 기초한 능력만 갖고 있는 경제학자에게만 맡길 문제가 아니다.
중간기술의 네 가지 특성 : 사람들이 현재 살고 있는 곳에 작업장이 있어야, 작업장 건설비용이 평균적으로 저렴해야, 비교적 낮은 숙련도의 생산방법을 적용할 수 있어야, 그 지역의 원료를 이용하고, 그곳에서 주로 소비되는.
개도국의 개발은 지역(region), 지구(district) 차원의 개발이 필요하다.
‘개도국 원조를 통한 개발과정에서 사람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최상의 원조는 물질적 재화가 아니라 유용한 지식의 증여다. 교육받은 인간이란 특권을 위한 보증수표를 획득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의무를 짊어지는 것이다.’
Small is beautiful은 1973년 첫 출간, 번역서로 1989년 범우사에서, 2002년 문예출판사에서 1판 1쇄를 내가 읽은 것은 문예출판사에서 2015년 1월 1판 16쇄로 내놓은 것으로 E.F 슈마허의 Small is beautiful을 완역한 것이다. 본문 383쪽 분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