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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Oct 24. 2024

축의 시대

카렌 암스트롱 지음


   축의 시대란 독일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Karl jaspers, 1883~1969)가 정의한 것이다. 기원전 900년경부터 기원전 200년경까지의 기간을 축의 시대(Axial Age)라 한다. ‘이 시기가 인류의 정신적 발전에서 중심축을 이루기 때문이다. 세계 네 지역에서 이후 계속해서 인류 정신에 자양분이 될 위대한 전통이 탄생했다. 중국의 유교와 도교, 인도의 힌두교와 불교, 이스라엘의 유일신교, 그리스의 철학적 합리주의가 그것이다’ (이 시대에는 종교와 철학이 싹트고 수많은 현자들이 우주, 행복, 정의, 자비, 사랑 등의 인류의 본질에 관한 질문에 답을 구하려 노력하였다.)

   지금부터 3,000년에서 2,200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은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이해하거나 풀어갈 때 축의 시대 현자들의 통찰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저자 카렌 암스트롱의 인식이다. 독자도 ‘국가란 무엇인가?’ ‘교육이란 무엇인가?’ ‘복지란?’ ‘환경문제란?’과 같은 질문(문제의식)에 대한 답을 찾을 때 고전을 통해 과거부터 있었던 문제이기도 하고, 과거부터 살아온 삶의 방식이 빚은 문제이기도 하다는 판단을 한다.

머리말의 카피가 <축의 시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한다.

“우리는 축의 시대의 통찰을 넘어선 적이 없다.”     


   황금률(Golden Rule)-“네가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하지 마라” “종교란 정통적인 믿음이 아니라, 모든 존재의 신성한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다.”“자선과 자비가 가장 중요하다.” “다른 생물이 자신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인류가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여자들에게 무관심했다는 큰 결함이 있다.     


   장 제목으로 내용을 쉽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지만 옮겨 본다. 

축의 시대 문명 벨트(기원전 1600년~900년경), 불안과 공포의 시대(기원전 900년~800년경) 자아의 발견(기원전 800년~700년경) 앎을 향한 기나긴 여행(기원전 700년~600년경) 고난의 시대(기원전 600년~530년경) 공감의 발견(기원전 530년~450년경) 사유의 혁명(기원전 450년~398년경) 철학의 모험(기원전 400년경~300년경) 제국의 시대(기원전 300년~220년경) 축의 시대 귀환(기원전 2세기~)     


   조로아스터교가 생겨나 선과 악의 대결로 세상을 보고 있음과 인도에 정착한 정복자 아리아인, 요, 순, 우라는 의로운 통치자의 시대, 전쟁하는 신성한 신 야훼로 시작한다. 이란, 인도, 중국, 이스라엘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지점이다.


   2장에서는 암흑의 400년을 견뎌낸 아테네 시대, 道와 아트만의 개념을 추가한다. 그리스를 추가한 것이다. 

인간 내면을 찾아가는 <우파니샤드>, 공자의 仁, 그리스 민주주의를 연 이성의 힘, 비폭력과 불살생을 중시하는 자이나교, 소크라테스, 공감을 강조한 묵가, 마음의 혁명가로 부르는 고타마 싯다르타, 장자의 無爲, 맹자의 자애, 동굴에서 나온 이데아의 탐구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한비자, 순자, 노장, 헬레니즘, 토라의 원리인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등에 대한 발전 과정을 풀어간다.      


   카렌 암스트롱은 사료의 부족을 합리적인 추론으로 메꾸어 간다. 동서양의 종교와 철학을 아우르는 폭넓은 식견과 결코 얕지 않은 깊이로 쉽게 알려 준다. 축의 시대 현자들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조언은 두 가지다. 첫째, “자기비판이 있어야 한다. 그냥 다른 쪽을 야단치는 대신 먼저 자신의 행동을 살펴야 한다.” 둘째, “축의 시대 현자들의 본을 따라 실천적이고 효과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 ”     

‘우리는 큰 공포와 고통의 시기에 살고 있다. 축의 시대는 우리에게 인간 삶의 피할 수 없는 사실인 고난과 직면하라고 가르쳤다. 우리 자신의 고통을 인정할 때만 타인과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고난을 부정하고 타조처럼 모래에 머리를 박는 사람들은 ’ 거짓 예언자들‘이다. 사방에서 밀려 들어와 우리 의식을 공격하는 슬픔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영적인 탐구를 시작할 수 없다.’ ‘우리의 고통이 곪아서 폭력, 불관용, 증오로 터지도록 놓아두는 대신, 그것을 건설적으로 이용하려 노력해야 한다’ 축의 시대 현자들은 상아탑에서  명상을 한 것이 아니라, 전쟁으로 찢긴 무시무시한 사회, 오랜 가치들이 사라져 가는 사회에 살았다. ‘자비와 모든 이에 대한 관심은 최선의 정책이었다. 우리는 그들의 통찰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의 문제가 축의 시대 현자들의 문제와 다르다 해도, 그들은 여전히 우리를 돕는다. 그들은 옛 종교의 통찰들을 버린 것이 아니라 심화하고 확대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축의 시대 통찰들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랍비 힐렐(기원전 1세기~서기 1세기)의 말이다. “당신 자신에게 가증스러운 일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마시오. 그게 토라의 전부이고, 나머지는 주석일 뿐이오. 가서 그것을 공부하시오”(공자의 기소불욕 물시어인과 같은 말이다)     


   “중국에서는 한 사람이 낮에는 유가에 속하고 밤에는 도가에 속할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심지어 법가도 버리지 않았다” 이는 중국의 정신이 포괄적임을 보여준다. 인도와 서양의 종교가 종종 호전적일 정도로 경쟁적인 것과 비교된다.      


   분서갱유와 관련한 사실(“다행히도 황제는 체제 안의 공식 철학자 70명이 중국 고전 사본들을 보관하는 것을 허락했다”)은 새롭다. 다 태웠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게 한다. 


   카를 야스퍼스가 말하기를 “축의 시대는 (시간적으로, 독자 생각) 큰 두 제국 사이의 공백기, 자유를 위한 휴식, 가장 명료한 의식을 가져다주는 깊은숨이라고 부를 수 있다.”

장자의 ‘다스리지 않음(無爲之治)’, 성경은 유대 역사서다.     


<축의 시대>는 2010년 12월 초판이 나왔다. 독자는 2016년 10월 초판 10쇄, 본문 738쪽 분량을 읽은 것이다.     


P.S. 2017.9.24. 일요일

P.S. 『공자와 세계(전 5권)』, 『패치워크 문명의 이론』,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로 『축의 시대』를 풍성하게 할 수 있다. (2024. 10. 20일에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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