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지음
『오래된 미래: 부제 - 라다크로부터 배우다-』는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라는 스웨덴 언어학자가 16년간 라다크에서 산 삶을 담은 책이다. 책 제목으로 보아서 내용은 溫故而知新일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이 맞지 않는 것은 점쟁이가 아니기 때문인가? 히말라야 오지에서의 삶에 대한 로망과 제목이 주는 유혹이 책을 구입하게 한 動因이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환경오염 문제를 인간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각했다면, 경제학자 슈마허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통해 개발에 따른 파괴를 우려하면서 ‘적정기술’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오래된 미래』는 슈마허의 책에서 희망과 용기를 찾고 파괴되어 가던 라다크를 살리려고 ‘라다크 프로젝트’를 실천 사례다.
『오래된 미래』 는 3개 장과 서문, 프롤로그, 에필로그, 라다크와 라다크 사람들 화보로 구성되었다.
서문에서 하고자 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지구촌은 전 세계 경제통합이란 시각에서 이익의 무한 추구를 꾀하는 정부와 산업계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화는 분명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대신 공동체를 파괴하고 소비 지향적 획일성 문화로 대체함으로써 건강한 정체성의 근본을 훼손시킨다’, ‘우리를 위협하는 환경재난과 사회 붕괴 현상을 막으려면 하나의 모습으로 통일된 지구촌을 포기하고 세계화 경제의 대안으로 지역중심경제를 가슴으로 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서구 출신의 주류 사상가들이 서구와 산업화의 경험을 보편화하려는 경향이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한다. 경제개발과 자본의 힘은 전문화와 집중화와 에너지 집약적인 생활방식 쪽으로 세계를 몰고 가는데, 이제는 한쪽으로 치닫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거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전통에 관하여 : 서양인인 저자가 라다크에 언어 연구를 위해 도착하고 라다크어를 배워 주민의 생활에 적응하고 이해하며, 자신의 선입견을 깨는 과정을 소개한다. 라다크 사람들은 황량하지만 ‘대지와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의술과 샤먼’, ‘더불어 살아가는 라다크 사람들’, ‘비교적 자유로운 여성의 삶’, ‘불교 생활양식이 배어있음’, ‘정말 기쁘게 살고 있는 라다크 사람들’을 소개한다. 아마도 유토피아가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생각하며 꼭 가보고 싶게 한다.
변화에 관하여 : 도로, 전기와 같은 인프라 구축과 서양이 들어와 변화 혹은 파괴되어 가는 라다크 사람들의 공동체를 그린다. 화폐경제의 침투, 상업적 생산, 도시화, 공동체의 분열, 전통을 후진 것으로 인식하게 하는 서양 문화, 서양에 대한 무한 동경 등이 라다크를 혼돈과 공해로 가득하게 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저자는 이건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통과 변화를 통해 저자는 라다크의 전통생활 방식과 도시 지역에 나타난 변화의 영향력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한다. 라다크 고유문화에 담겨 있는 행복함과 협동심, 대지와 사람이 이루는 균형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것들과 대비되는 소외현상과 사회 붕괴, 도시 지역의 공해 문제에 대해 말한 것이다.
미래를 향하여 : ‘흑백논리는 없다.’라는 개발과 보존의 조화와 균형이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개발 계획의 함정’에서 개발도상국의 개발자들은 개발이 가져올 이익만 광고할 뿐 부정적인 면을 감춘다며 개발의 이익과 우려되는 손해를 공개하고 주민들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과정에서 적정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개발해야 한다는 ‘반개발의 논리’를 실천하고 있다. ‘라다크 프로젝트’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려고 태양광설비를 집마다 설치하여 온수, 보온, 온실 유지 등을 성공시키고 생태개념을 생활에 반영한 사례다. 라다크 프로젝트는 세게 여러 곳에서 수많은 강연을 통해 소개하였음과 저자의 노력에 공감하는 라다크 현지인들이 공무원과 같은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고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는, 그래서 중앙집중식 경제, 획일화한 경제가 아니라 지역 중심 경제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오래된 미래 ; 부제 라다크로부터 배우다』는 중앙 books에서 2007년에 초판을 내놓았다. 독자는 2017년 3월에 개정판 7쇄, 본문 354쪽 분량을 읽으며 배운 거다. 독자가 유토피아에 다녀온 듯한 느낌, 파괴되어 가는 전통과 도시의 소외에 가슴 아프고, 작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 가는 걸 보면서 다시 기쁘게 하는 책이다.
P.S. 2017.10.10.(화) 메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