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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Nov 26. 2024

세상을 보는 지혜

쇼펜하우어 지음

   좋은 친구를 만들라고 한다. 인생을 통틀어 두셋이라도 좋은 친구가 있으면 된다는 말도 있다. 좋은 친구의 충고가 나를 바르게 가도록 도울 것이라는 기대 한다. 친구도 나에게 그렇게 기대할 거다. 두어 번 충고를 받았다. 충고를 받는 입장은 내색하지 않아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이미 사고와 행동이 굳어버린 상태로 받은 충고는 참 난감하다. 반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어가며 친구에 조언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친구에게 조언하는 것과 직장 동료나 후배, 선배에게 조언하는 것은 다르다. 


   사람마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으로 살아온 삶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아픔을 주지 않고 조언해 주는 것이 책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세네카의 인생론과 행복론 같은 스토아 철학자들의 조언은 담담하게 우리를 다독인다. 발타자르 그라시안도 그렇다. 지나치게 도덕적이거나 감성적이지 않아 놀라기도 하지만 하고 싶은 조언은 다한다고 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 이기적인 조언>은 자주 들여다보는 까닭이다. 두 번째로 사들인 <세상을 보는 지혜>는 쇼펜하우어가 엮어낸 것이다. 상큼함은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조언’보다 덜하다. 중복된 내용도 있다.     


   293개 잠언과 풀이 중에서 밑줄 친 몇 문장을 옮긴다.

- 성찰과 의지의 관계는 눈과 손의 관계와 같다.

- 행복은 일시적이지만 명성은 지속적이다. 

- 견고한 솔직함에 속임수가 들어 있다.(사기꾼)

-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은 똑같이 필요하다. 그 양자를 보장하는 것은 근면이다.

- 자기 시대에 맞는 사람이 돼라. 사물은 그에 맞는 시기가 있다.(패러다임)

- 완성은 양보다 질에 있다. 특출한 것은 내적인 것에서 솟아난다.(낭중지추)

- 정신의 열매에도 성숙의 단계가 있다.(독서)

- 과장은 거짓과 흡사하다.

- 정신의 약함은 육체의 약함보다 더 많은 것을 훼손시킨다.

- 신은 우리를 회초리로 길들이지 않고 시간으로 길들인다.(이 또한 지나가리라)

- 들어설 때의 갈채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끝이 중요)

- 자신을 관찰하는 것은 지혜를 습득하는 과정이고 자기 인식은 자기 개선의 출발점이다.(세상의 중심은 나)

- 못 알아듣는 척하는 것보다 더 훌륭하고 섬세한 계략은 없다.(주멍푸)

- 질투는 완벽한 자의 무과실을 과실로 간주하고 그 완벽함을 저주한다.(공감지수 100)

- 외양이 나쁘면 정당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세상의 절반이 다른 절반을 비웃는다.(빛과 그림자, 명과 암)

- 현명한 사람은 남의 죄를 들춰내거나 기억하지 않는다.(아프게 하지 마라)

- 샘물이 흐려지면 그곳에 무엇을 넣어야 맑아지는 것이 아니라 내버려 두어야 맑아진다.(인식전환)

- 아픈 상처를 보이지 마라. 그러면 모두가 그곳을 찌를 것이다.(세상사)

- 뱉은 말은 담을 수 없다. 뱉기 전에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글은 더하다)

- 현명한 자라면 운명의 카드가 종종 뒤섞인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인생은 오디세이 서사시)

- 우리의 삶은 기쁜 날보다 기쁨이 없는 날이 더 많다.(그렇다)

- 사람은 자기가 할 일을 말할 필요가 없고, 이미 말한 것은 더 할 필요가 없다.(중언부언하지 마라)

- 오래 살려면 별로 쓸모없는 것이 한 방법이다.(볼품없는 나무가 산을 지킨다)

- 평화롭게 사는 자가 오래 살고, 인생을 관조하며 살아야 지혜롭다.


- 자기 정원에서 늘 보아온 동상을 제단 위에 세울 만큼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이거야말로 진실)

- 천상에는 기쁨이 지옥에는 고통이, 그 중간인 우리 세상엔 두 가지가 다 있다. 운명은 바꾸고, 늘 행복한 것도 늘 불행한 것도 없다.(같은 이야기)

- 남에게 예의를 보이는 것은 돈을 들리지 않으면서 많은 도움을 가져온다.(경험상 그렇게 되더라)

- 농담을 받아들일 줄 알라. 그러나 남용하지는 마라. 전자는 예절, 후자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가벼워 보인다)

- 작은 재앙이라도 결코 가볍게 보지 마라. 행운이 혼자서 오지 않듯이 재앙도 결코 혼자서만 오진 않는다.(엎친 데 덮친다고)

- 기쁨을 주는 일은 소유하지 마라. 무엇을 소유하면 그에 대한 즐거움은 줄어들고 싫증은 늘어난다.(무소유)

- 화살은 몸을 찌르고 악담은 심장을 찌른다.(심장이 오래 기억하지)

- 처음 좋은 평을 받은 것을 잘 이용하여 그 바람 같은 찬사가 사라지기 전에 재빨리 자기가 노리는 것을 붙들어야 한다.(세일즈의 기본)

- 상황에 맞게 살아라. 행동도 생각도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 시간과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하여가)

- 성품은 그가 지닌 직위보다 우월해야 한다.

- 남이 자신을 보고 있음을 보는 사람은 사려 깊은 사람이다.(신독)     



<세상을 보는 지혜>는 2018년 6월 자화상에서 본문 271쪽 분량으로 내놓은 잠언집이다. 핸드백에 넣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꺼내 보기 딱 좋은 미니북이다.       


P.S. 201810.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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