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골치 아프고, 나와는 상관없고 먹고사는 데는 전혀 도움 안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철학에 대한 생각이었다. 30년도 훨씬 넘긴 생각과 망각의 과정에서 구입한 책이다. 하지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언젠가는 읽어봐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원인이 있다는 것, 죽음은 탄생과 같이 긴 시간의 일부이기에 주저하거나 두려워할 것이 없다는 것, 황제였던 그가 살아오는 과정에서 받은 도움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함을 표현한 것, 이성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것, 모든 것은 변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행하라는 것 등등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스토아 철학의 끝부분에 놓아두는 이유를 충분히 느낀다.
더 일찍 명상록을 읽고, 또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손 닿는 곳에 두어야겠다.
모두 밑줄 긋고 싶지만 그럴 수 없고 몇 가지만 옮겨둔다.
- 모든 것은 변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 나는 모든 것을 잊을 것이오. 모든 이는 나를 잊을 것이다.
- 찌푸린 얼굴은 자연에 아주 어긋난다.
- 자연과 함께 하라
-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행하라.
- 사물들은 네 영혼을 장악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영혼 밖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불안은 오직 우리 안에 있는 의견에서 기인한다.
- 네가 보고 있는 이 모든 것은 한순간에 변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 칭찬이 죽은 자에게 아무 가치가 없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산 사람에게도 부차적인 이익 외에 무엇이란 말인가?
존경하는 옮긴이 천병희 님의 생각에 100% 공감하며....
카이사르가 갈리아 원정기와 내전기에서 전술과 전투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면 약 100년의 시차를 두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전선에서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을 기록하고 있다. 더 부러울 것 없는 로마 제국의 일인자가 양심적이며 실천적인 황제로 거듭나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한 자기 정화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가 그토록 열망했던 삶에 대한 혜안과 인생에 대한 겸손한 자세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쓴 명상록에는 자신의 결함에 대한 경계, 스토아학파의 입장에서 자식에게 들려주는 충고와 반성, 귀감이 될 만한 교훈의 성격의 짤막한 경구와 인용문, 신의 섭리, 인생의 무상함, 도덕적 정진 등 인류에 대한 관용을 다짐하는 자세들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권력보다 철학을 사랑한 철인 통치자의 웅숭깊은 육성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삶에도 큰 울림을 주리라 생각한다. - 천병희 -
도서출판 숲에서 천병희 님이 옮긴 원전으로 읽는 순수 고전 세계 명상록은 236쪽 분량으로 2005년 1판 1쇄가 나왔고, 나는 2013년 9월 2판 2쇄로 나온 것을 읽은 것이다.
P.S. 2013년 1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