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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이해되는 반야심경

원영스님 지음

by 노충덕

3PRO TV Religion에서 원영 스님과 프로들의 대화를 듣고 궁금해 읽는다. Religion 덕분에 ‘종교문해력총서 1~5’을 사들여 두고 겨울을 나고 있다. 이진경의 『불교를 철학하다』는 불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양변을 여의라’라는 고우 스님 강설 『육조단경』에서 취했다. 철학으로서의 불교라는 차원에서 읽었다. 내게는 입문서 역할을 했던 거다. 『이제서야 이해되는 반야심경』은 한 걸음 더 들어가는 것으로 생각하며 읽기 시작한다. 아마도 금강경을 읽는다면 반야심경과 같은 쓸모가 있을 거라 짐작한다.


반야가 무슨 뜻을 담고 있는지도 모르고 시작했다. 반야는 지혜란 뜻이다. 반야심경은 반야바라밀다심경의 줄임이고, ‘지혜(깨달음) 의 완성에 대한 핵심을 설한 경으로 고통의 바다라고 생각하는 사바세계에서 피안의 언덕(깨달음의 세계)에 이르게 하는 지혜’이다. 반야심경은 54구 260자로 짧은데 이를 책은 300여 쪽으로 풀어준다. 밑줄 친 애용도 적지 않고, 불교 용어라서 입에 달라붙은 데는 시간이 필요할 듯하나 원영 스님은 하루 7번씩 읽으면 암송할 것이라 하니 도전해 볼 일이다.


몇 가지를 옮겨 본다.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것을 타파해야만 오히려 알 수 있는 것이 ‘공’이다. 그러므로 공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다.

연기’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이것이 있어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어서 이것이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다 연결되어 있다. 공은 연기의 다름이 아니며, 모든 현상이 서로 의지하여 일어났다 사라지므로 불변의 경계나 실체 따위는 없다.

부처나 보살이 중생에게 힘을 주는 일이 ‘가피’다. 반야심경을 이끌어가는 관자재보살이 관세음보살이다.

반야바라밀은 저 언덕(피안)으로 건너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통찰의 지혜다. 또 완전한 성취를 위한 통찰의 지혜에는 지식도 필요하다.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보고 온갖 고통에서 건너느니라.

나를 구성하는 ‘오온’은 물질과 형상을 통틀어 ‘색’, 어떤 대상을 통해 일어나는 좋고 싫은 느낌인 ‘수’, 느낌이 일어남으로써 떠오르는 생각이나 관념에 해당하는 ‘상’, 생각이 의도나 충동을 담아 나오는 의욕 및 의지 작용인 ‘행’, 이것을 분별하고 판단해서 인식하는 ‘식’을 말한다.

모든 것들이 잠시 머물다 변화하고 사라져 가는 것일 뿐인데, 그것을 모르고 연연하여 집착하는 중생들이 있기에 부처님은 오온이 모여 고통이 된다고 강조한다. 오온이 공함을 알면 마음을 다스리기 쉽고 자신의 삶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

인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모든 것은 가변적이고 임시적이기 때문에 공하고, 중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보면, 모든 것은 분별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므로 한쪽으로 치우쳐 있기에 공하다.


수, 상, 행, 식은 마음이 움직이는 순서다. 색을 포함해 다섯 가지 작용이 활발히 일어남으로써 업은 쌓인다.

꽃이라고 하는 ‘색’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내가 꽃에 마음을 빼앗겼는지, 아닌지가 문제다.

자신에 대한 집착도, 상대에 대한 집착도, 그 어떤 잘못된 견해도 다 무명(어리석음)에서 나온다.

안이비설신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접촉이 있어야 느낌이 일어난다.

모든 것이 의존적으로 발생한다는 연기의 법칙이야말로 부처가 깨달은 내용의 핵심이다.

전도는 모든 사물을 바르게 보지 못하고 거꾸로 보는 것이고, 몽상은 헛된 꿈을 꾸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꿈인 줄 모르고 현실로 착각하는 것이다. 삶을 왜곡시키지 않고 제대로 보는 연습, 전도몽상을 멀리하는 수행이야말로 열반을 향한 반야바라밀행이다.


불교의 가르침은 석가모니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 누군가가 조작해서 만들어낸 것도 아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부처님은 알아차렸고, 그 내용을 중생들에게 친절하게 전해주신 것뿐이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숭아제 모지사바하

“가는 이여, 가는 이여

저 언덕으로 가는 이여,

저 언덕 높은 곳으로 가는 이여,

깨달음이여, 이루어질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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