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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Sep 09. 2023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2

황현산 트위터

황 : 죄악의 객관화에 한국보다도 오히려 일본 미래의 행불행이 달려있다.

- 위안부 일을 무마하려 하는 일본에 맞장구친 박근혜 정부는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족속들이다.     


황 :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알고 있다는 사람과 어떻게 토론하겠는가. 그런 사람은 유령인데, 유령과 토론을 할 수 있겠는가?

- 어떤 정당은 유령 정당이다.     


황 : 박완서 선생의 말 “책을 안 읽고 글만 쓰는 것은 토론회에서 자기 말만 하는 것과 같다.”

- 토론에서 자기 말만 하는 사람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다. 책을 읽었어도 교조화되었거나.     


황 : 사회적 위계에 대한 관념이 지성의 객관화를 방해한 것이다.

- 어린 사람에게도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황 : 여호와의 증인들은 착하다. 세상 모든 사람이 독실한 여호와의 증인이 되면 그들이 말하는 지상천국이 실현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런 날은 오지 않는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자기와 똑같은 생각을 하면 진보가 완성될 것으로 생각하는 진보주의자들은?

- 교육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념과 맞지 않으면, 그 신념뿐만 아니라 그 신념을 믿는 사람에게 문제의 원인을 뒤집어씌우고, 무시하고 소외시킨다.      


황 : 또한 힘 있는 자들이 빠져나갈수록 군대의 개선은 더욱 멀어진다.

- 군대에 가고 싶어서 하게 만드는 방법은 국회의원 등 고위직 자녀들이 군대에 가게 만드는 것이다. 국민을 대표하거나 고위직이 되려면 군필은 필수 자격이라는 법이 필요하다.      


황 : 예의는 굴종이 아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는 예술 능력일뿐더러, 더 좋은 세계를 위한 연습일 것 같기도 하다.

- 과례는 비례더라.      


황 : 동등함에 익숙해지는 감수성이 민주주의를 만든다.

- 빈부격차, 양극화가 심해지니 민주주의 발전이 우려되지만. 우리에겐 의병과 촛불의 역사가 있다.     


황 : 사람들이 말하는 동서양의 차이라는 것도 양 세계의 차이라기보다 농경사회와 산업사회의 차이일 때가 더 많다. 기껏해야 한 세기나 반세기 차이

- 한국은 농경사회, 산업사회, 정보사회, 동양 사회, 서양 사회가 뒤섞여 있는 상황이다. 온갖 문제가 다 생길 수 있는 처지다.     


황 : 인문학은 무슨 말을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해서는 안 될 말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 그러니 공부해도 효과가 쉽게 드러나거나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     


황 : 순진성의 카드를 끝까지 쥐고 있는 것이 오래가는 길이다.

- 오래가지 못하는 까닭은 순진하면 당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황 : 우리 세대는 바탕만 탓하다가 세월을 다 보냈다.

- 뒤 세대에게 나는 무엇을 물려줄 수 있는가?     


황 : 이론과 현상 사이를, 관념과 구체적 현실 사이를 재빠르게 옮겨 다닐 수 없을 때 고질이 된다.

- 多變으로 應變해야 한다.     


황 : 좋은 곳이 있다면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 있는지 없는지 모르니 좋은 곳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     


황 : 무서운 것은 죽으면 그만인 그런 죽음이 아니라 끝까지 견디어야 할 삶이다.

- 죽음은 삶의 과정이다. 끝에 있을 뿐이다. 삶의 과정에 죽음보다 더한 고통도 있다.     


황 : 육체적이건 정신적이건 무엇을 익히는 일은 고통스럽다. 그러나 익히기의 희열도 그 고통과 함께 온다.

- 고통을 이겨내면 이후에는 쉽다.     


황 : 나는 수류탄이 무섭지 않고 내무반장이 무서웠다. 수류탄은 시키는 대로만 하면 터지지 않지만, 내무반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 군 내무 생활의 어려움을 이보다 멋지게 표현한 글을 보지 못했다.     


황 : 아이를 나무라면 아이의 기가 죽는다고 말하는 부모가 있다. 지속 가능한 기는 떳떳함에서 온다.

- 아무렴 그렇지요,     


황 : 오늘이 선물인 것은 과거의 믿음을 딛고 열린 가능성이 앞에 서 있기 때문. 그 가능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진보라 한다.

- 오늘은 어제의 결과고 내일은 오늘의 결과다.     


황 : 사람이 얼마나 공부를 못했으면 저런 말이 입에서 나올 수 있을까

- 내가 이런 소리를 들을까 두렵다.     


황 : 수많은 시민에게는 헬조선인 나라가 몇몇 사람에게는 ‘당신들의 천국’이다.

- 살아서 천국에 갈 수도 없거니와, 갈 수 있더라도 양보하리라.     


황 : 말하지 않는 생각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30분만 지나면 나도 남이다.

- 메모, 아웃풋이 중요하다는 표현. “30분만 지나면 나도 남이다.”라는 기가 막히는 표현이다.     


황 : 좋은 연애 소설은 사회적 의식개혁의 시발이 된다.

- 루소의 ‘신엘로이즈’, 적과 흑, 위험한 관계, 마농레스코, 파리의 노트르담, 감정교육, 사랑의 한 페이지, 무정.     

황 : 남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 사람에게, 저와 다르다는 이유로, 제 나쁜 상상력으로 만든 형이상학적 죄를 둘러 씌우고 핍박하는 것보다 더한 폭력이 어디 있으며, 더한 인권 침해가 어디 있겠는가.

- 동성애자에게 측은지심을 갖는 나도 폭력일까?     


황 : 유연성은 포즈가 아니라 자체 내의 생명력을 의미한다.

- 너무 가두고 산다. 그래서 더 빨리 늙는다.     

<동사서독> “가질 수는 없어도 잊지는 말아야 한다.”     


황 : 남의 불행과 고통에 반드시 공감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공감하지 않는 것과 다른 사람의 공감을 위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 공감은 상대가 왜 아프고 고통스러운가를 묻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황 : 평생교육을 빙자한 학위 장사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을 지지한다.

- 상당수의 교육대학원이 학위 장사에 동참 중이다. 졸업논문을 쓰지 않고 졸업하는 대학원이라니 말이 되는가?     


황 : ‘원래 그런 거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길지 않다.

- 원래부터 그런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변한다.     


황 : 세상에는 자기와 다른 사람이 많고, 자기가 세상의 표준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도 성숙의 증표 가운데 하나다.

- 교양으로 이를 알아가는 거다. 교양 없는 사람은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믿고 행동한다.      


황 : 공동체가 아이들에게 의무교육을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서로 말이 되는 소리를 하고 살자는 것이다. 말이 안 되는 소리를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하는 불행보다 더 큰 불행도 없다.

- 요즘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들 탓에 고통받는 교사들이 느끼는 바다.     


황 : 게으른 낙관주의를 두 글자로 줄이면 설마가 된다. 설마는 단순한 부사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세계관이다.

- 내가 그랬다. 지나친 낙관주의도 문제다. 냉정한 자세가 빠진 낙관주의도 문제가 있다.     


황 : 높은 자리에 앉아 생각이 없으면 괴물이 된다.

- 그리 높지 않은 자리에서도 괴물은 있다.     


황 : 어떤 분야를 전공했다고 해서 그 분야에 특권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의무를 지닐 뿐이다.

- 특권을 누리는 사람이 많다. 나는 어떤 의무를 지녀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황 : 다른 사람이 질릴 때까지 자기 말을 하고 나서(그것도 대개는 반복) 이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 정치인과 교수들, 오컴의 면도날을 기억하라.     


황 : 부분과 전체를 한꺼번에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그걸 교양이라고 부른다.

- 교양을 갖기 위해서는 평생을 공부해야 한다. 전문가가 교양인은 아니다.     


황 : 교수 앞에 무슨 말이 붙으면(석좌교수 빼놓고는) 교수가 아니라 강사다.

- 명함에 강사라고 쓴 사람보다 교수라고 쓴 사람이 더 많다.     


황 : 상상력이 부족하면 제가 당해봐야 한다. 수족이 불편한 사람들의 처지를 이제야 알겠다.

- 감기만 걸려도 생활이 불편하다. 그러나 대부분 감기가 나으면 잊는다.     


겨우 알게 된 것들 : 서양 고전에 여자 구타의 장면이 없는 것은 윤리적 이유에서가 아니라 미학적으로 흉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19C’는 ‘19th c.’로 써야 할 것이다. 배동바지는 ‘벼, 보리 따위의 이삭이 나오려고 대가 불룩해질 무렵’이다. 한국에서 시인이란 이름으로 ‘면허장’을 받은 사람은 5만 명 정도가 된다고 한다.      

뉴스, 청문회를 보면서 드는 생각 : 국회의원이 국민의 뜻이라고 말하는 관행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자기 지역구 일이라면 몰라도, 그 법의 이름이 무엇이든     


황현산의 트위터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난다에서 2019년 8월 본문 666쪽 분량으로 1판 1쇄를 내놓았고, 나는 같은 달에 나온 1판 2쇄를 읽고 배웠다. 불문학자의 의식 속에서 이틀을 살았던 거다. 절대 지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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