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는 상식에도 불구하고 기각을 외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과 기대를 할까? 봄은 오고 있지만 봄이라 말할 수 없는 날들이다. 나주에 고분군과 미앤더가 만든 지형을 느러지전망대에 올라가 보고 싶었다. 나주곰탕을 맛보는 것도 좋을 듯했다. 눈이 쌓인 무등산행은 올해도 기회를 만들지 못했으니 나주는 가보리라 다짐했으나 일기예보를 보니 남부지방은 온통 비구름이 덮고 있다.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대천해수욕장에서 겨울과 봄이 만나는 바다를 보고 해저터널을 따라 원산도와 안면도에 가기로 한다. 아내와 두 딸이 동의했기에 출발했고 대천 <서해바다>란 식당은 대천에 들를 때마다 점심쯤이면 선택하는 해물뚝배기를 맛본다. 일본식 미소된장보다는 진하지만 된장 냄새가 많이 나지 않고, 넉넉한 해물을 넣어 나오는 해물탕에 후회하지 않는다. 값이 올라 16,000원이다.
대천 신흑항에서 원산도까지 해저터널은 70KM 구간거리 단속구간이다. 안면도자연휴양림의 소나무는 겨울에도 좋지만 여름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숲이다. 데크를 설치해 예전에 걷지 못하던 구간을 걸을 수 있게 했다. 휴양림 정문에서 77번 국도 건너 있는 안면수목원은 양지바른 곳에 만들어져 동백원에 꽃이 만개했다. 철쭉이 만개하면 다시 오고 싶다. 수국이 피면 넉넉한 걸음걸이로 걸어야 한다.
운여해변은 석호로 많은 사진작가들이 낙조를 담는 몇 개 남지 않은 지점이다. 낙조를 기다리기엔 돌아갈 갈 길을 생각해 몇 장만 사진에 담는다. 안면도와 원산도를 잇는 대교를 지나 ‘바이더오’라는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니 돌아갈 일만 남았다. 서해안 고속도로와 해저터널 덕분에 외딴 섬에 위치한 카페는 대도시 카페처럼 손님이 북적인다.
2025년 3월 15일 토요일에 넷이 다녀온 당일치기 가족 여행은 추억이 될 것이다.
대천해수욕장, 안면수목원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