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욱 지음
문학 속의 지리 이야기
공간 감각이란 것이 살아가며 쓸모 많다. 여행을 다니며 여기가 어디쯤인지 물어보는 사람을 본다. 지리를 전공한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파리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베네치아에 도착한 새벽. 나는 기차가 어떤 길로 왔나 가 궁금했고 안내소에가 내가 타고 온 기차가 어떤 루트를 따라왔는지를 물어본다. 청주에서 영덕까지 고속도로가 지난달에 개통했다니 달려봐야 한다는 생각이 겨울 여행의 첫 코스를 결정한다. 타지를 방문하기 전에 지도를 살펴보는 것은 필수 준비사항이다. 요즘은 웹이나 앱에 지도가 있어 두꺼운 지도첩을 사지 않아도 여행 준비는 충분하다.
<문학 속의 지리 이야기>는 20가지 문학작품으로 지리를 풀어낸다. 30여 년 전 문화지리학을 수강하며 생각했던 것인데, 부천고등학교에서 지리를 가르치는 조지욱 선생님이 나와 같은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1장 문학 속의 교통과 산업 ----- ‘양치기 소년과 늑대’의 배경으로 이목이 이루어지는 알프스 산록과 메세타 고원을 소개한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에는 고위 평탄면이 소개되고, ‘매잡이’에서는 교통과 산업 발달에 따른 직업의 소멸을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 산업화와 제국주의 ‘플랜더스의 개’에서 냉동업 이전의 시기의 우유 소비와 낙농업의 발달을 풀어준다.
2장 문학 속의 도시와 촌락 ------ ‘아기 돼지 삼 형제’에서 전통 가옥의 재료는 주변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어야 했음을 ‘시골 쥐와 도시 쥐’에서 이촌향도를 ‘사하촌’에서 지형성 강우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공물농업과 제분이 성했음을 끌어내고 하멜른 이란 소도시가 오늘날 관광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허생전’에서 북촌과 남촌이 형성과 발전과정, 독점과 매점매석을 풀어 간다.
3장 문학 속의 기후와 지형 ------ ‘소나기’에서 대류성 강우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를 찾아내고 ‘북쪽 바람과 해님’에서 보라, 미스트랄, 블리자드라는 한랭한 북풍과 높새, 치누크와 같은 건조한 바람을 해석하고 ‘연오랑과 세오녀’에서 조선술과 연안 해류를 떠올리고 ‘정굴북’에서 열대우림과 환경파괴를 끌어내며 ‘해저 2만 리’에서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 해양과 해저 지형을 소개한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것은 1879년이고 이 소설이 1870년에 발표됐다. 바닷속을 전등으로 밝히며 바닷속 여행을 하는 것으로 묘사한 것에게 소설가의 상상력에 놀란다. ‘15 소년 표류기’에서 태평양의 편서풍과 해류, 지명학을 끌어낸다.
4장 문학 속의 인구와 사회 문제 ------ ‘성냥팔이 소녀’는 산업화의 어두움을 근대 유럽의 어린이 노동사를 ‘미운 아기 오리’에서 아파르헤이트를 ‘열녀 함양 박 씨 전서’에서 고려, 조선, 요즘 여성의 지위를 비교하고 ‘’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서 도시화의 문제, 슬럼, 재개발이라는 지리학의 개념을 다룬다.
P.S. 2017년 1월 5일 오전 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