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복 지음
문재가 없으면서 문장을 짓고 싶다. 글쓰기 책 여러 권을 사서 공부하는 까닭이다. 여러 사람이 추천한 <문장기술>은 읽는다가 아니라 공부한다고 해야 한다. 지은이 배상복은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기자다. 문장력이란 하고자하는 얘기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고, 읽는 이가 어떤 사람이든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끈까지 읽어 내려 갈 수 있게끔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이라 말한다.
프롤로그에서 누구나 잘 쓸 수 있으니 두려움을 버려라, 일단 써 내려간 뒤 다듬어라, 글쓰기의 3대 요소는 독해력(이해력)․사고력․문장력이나 글쓰기의 성패는 문장력이다, 현대 명문은 쉽고 재미가 있어야한다, 가능하면 짧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장기술>은 1부 문장의 십계명과 2부 53개 우리말 칼럼으로 엮었다.
제1장 간단명료하게 작성하라 (군더더기를 없애야한다. 수식어를 절제해라. 이해하기 쉽게 써라. 문장을 짧게 써라)
제2장 중복을 피하라 (단어 중복을 피하라. 구절 중복을 피하라. 의미 중복을 피하라. 겹말도 피하라)
제3장 호응이 중요하다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중요하다. 목적어와 서술어가 호응해야한다. 논리적으로 호응해야한다. 단어의 특성에 따라 호응해야 한다)
제4장 피동형으로 만들지 마라 (가급적 능동형으로 써라. 이중 피동을 피하라.)
제5장 단어의 위치에 신경 써라 (수식어는 수식하는 말 가까이에 두라. 주어와 서술어는 너무 멀지 않게 두라. 의미 파악이 쉽도록 위치를 선정하라)
제6장 적확한 단어를 선택하라 (비슷한 단어의 차이를 파악하여 써라. 문맥에 가장 알맞은 것으로 써라)
제7장 단어와 구절을 대등하게 나열하라 (같은 성격의 단어 나열에는 가운뎃점을 써라. 같은 구조의 구절 나열에는 쉼표가 어울린다.)
제8장 띄어쓰기를 철저히 하라 띄어쓰기의 일반규칙(조사는 앞말에 붙여 쓴다, 의존명사[것, 수, 만큼, 이, 바, 지]는 띄어 쓴다,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때에는 붙여 쓸 수 있다, 성명 이외의 고유명사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나 단위별로 띄어 쓸 수 있다)과 쓰임새에 따라 띄어쓰기를 달리하는 것들을 구별하라.
제9장 어려운 한자어는 쉬운 말로 바꿔라 (가능하면 쉬운 단어나 순우리말로 바꿔라. 한자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병기하라. 억지 조어를 사용하지 마라)
제10장 외래어 표기의 일반원칙을 알라 (된소리:‘ㄲㅆㄸㅉㅃ’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받침에는 ‘ㄱㄴㄹㅁㅂㅅㅇ’만 쓴다. 현지음을 원칙으로 한다. 장모음의 장음을 따로 적지 않는다. 중모음의 ‘오우’는 ‘오’로 적는다. 약어는 우리말 풀이 다음 괄호 안에 넣는다.)
우리말 칼럼에서 도우미를 제외하고 돌봄이, 알림이, 지킴이, 오름이로 써야한다. ‘살사리꽃’이 코스모스를 이르는 정겨운 우리말이다. ‘그녀’는 1920년대 일본에 유학하던 김동인이 일본의 ‘彼女’를 본따 ‘그녀’라는 말을 만든거다. 여자임이 드러난 글에서는 ‘그’로 써도 무방하다. ‘그 여자’로 써도 되고, ‘계집애, 소녀, 처녀, 아주머니, 여인, 부인, 여사’등 상황에 따라 쓴다. 볕이 나 있는 날 잠깐 오다가 그치는 비가 여우비다. 여우볕, 여우별도 같은 맥락에서 쓴다. 조조할인은 아침 에누리나 이른 아침 덜이, 아침 덜이, 이른 아침 깎아주기로 쓰자. 억지조어는 우리말 체계를 무너뜨린다. 한자가지고 장난치지 마라. 숭고한 뜻이 담긴 ‘백의종군’이란 말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 ‘-세요’자체는 존대를 나타내는 말이며, 존대의 대상은 사람이어야 한다. [‘~다’라고]는 기형적인 말투다. 이중피동 하지 말라. 터울은 형제간의 나이 차이에만 쓸 수 있다. ‘하여’는 ‘해’로 ‘하였다’는 ‘했다’로 써라. ‘~를 갖다’는 번역투다. ‘~에 의해’를 줄여 쓰자. 스타는 有名稅를 치른다. ‘여부’는 사족이다. 옥석을 구분하라(×) 옥석을 가려야(○). ‘애매모호’는 ‘모호’로 써라. ‘너무’는 부정적인 의미에 써야 한다. 안주 없이 마시는 소주가 강소주다. 국이나 찬이 없이 맨밥으로 먹는 밥이 강밥이다. ‘~에 있어(서)’는 일본식 표현이다. ‘며칠’이 맞는 말이다. ‘~로부터의’라는 번역투를 남용하지 마라. ‘들’을 줄여 쓰자. ‘~의’를 줄여 쓰자.
<문장 기술>은 2004년 10월 초판이 나왔다. 나는 2014년 개정증보판을 공부한 거다. 본문 278쪽 분량이다. 오랜만에 공부했다.
P.S. 2016년 1월 10일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