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리에산,주지엔구오 지음
이탁오 평전은 중국의 저명한 시사평론가 옌리에산과 문학 및 사회 평론가 이자 수필가인 주지엔구오가 공동 저술한 것으로 홍승직(순천향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이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을 대하기 전에 이탁오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청주 책벌레 모임에서 쇼셜홀릭님이 추천한 책으로 읽게 된 것이다. 이탁오는 명나라 말기의 역사에서 등장하는 관료, 학자, 사상가다.
책 표지에 소개된 다음 문장이 매력적이었다.
“나이 오십 전까지 나는 한 마리 개였다! 앞에 있는 개가 자기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같이 따라서 짖어대던......”
이는 이탁오가 나이 오십이 되기 전까지는 학문을 했다지만 주체적이지 못했고, 공맹의 사상을 비판 없이 받아들였으며, 이를 실천하면서 살아왔음을 반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맹이 간지 천년이 지난 지금(16~17세기초)에도 공맹의 사상과 주장을 비판 없이 암송하는 것이 학문이요, 관리가 되는 길이란 것에 회의를 품고 깨닭기를 빈번하게 하여 자신의 주관에 따라 공맹의 사상에 숨겨진 허를 찾을 수 있게 되었으며, 중국의 역사도 기왕의 평가가 아닌 자신의 잣대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자기 존재에 대한 확신에 찬 표현이기도 하다.
이탁오 평전은
제1장 관직을 사퇴하다
제2장 벗을 찾아 황안으로
제3장 이단의 가시관을 쓰다
제4장 용담에서의 생활
제5장 무창에서 겪은 봉변
제6장 용담에서의 고투
제7장 남북으로 전전하다
제8장 마성에서 쫓겨나다
제9장 통주에서 유랑하다
제10장 옥중에서 자결하다로 구성하고 앞에는 시작하는 글, 뒤엔 저자와 역자의 후기, 이탁오 연표를 실어 놓았다.
주원장이 명나라를 세우고 앞선 왕조와 마찬가지로 공맹의 사상으로 세상을 지배하고, 문화를 지배하던 시기에 공맹을 맹신하는 기득권층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고, 역사를 평가하고, 정책을 평가한 이탁오! 그는 시대의 반항아였다. 나이 오십 넷에 관직을 스스로 사퇴하고 일흔여섯이 될 때까지 오직 독서와 저술활동에 몰입하여 살아왔지만 세상의 시각을 그를 곱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완력으로, 글로 수많은 위협과 비판을 받으며 순탄치 못한 여생을 살았다.
죄없음에도 조정은 그를 투옥하였고, 죄가 없어 죽이지도 못하고 혹세무민 한다는 죄목으로 투옥하였으니 석방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탁오는 면도칼로 자결함으로써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죽음을 알린다.
기득권층은 유교의 전제에 맞선 중국 사상사 최대의 이단아인 그의 투옥이 세상을 조용하게 하고 그를 세상에서 잊히게 할 줄 기대했으나 현실은 반대가 되었다. 수많은 지기와 학자들이 그의 죽음에 분노하고 슬퍼했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명말부터 청조까지 공맹의 사상으로 물들여진 중국에서 봉건시대의 문화 전체주의에 반하는 민본과, 자유를 부르짖은 이탁오의 사상이 새롭게 조명된 것은 1980년대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각 장마다 수많은 주석이 달려있는 것은 저자들이 전기 주인공의 일생 사적과 사상관점에서 어떠한 허구도 허용하지 않으며 반드시 근거 있는 말을 해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한 증거이다. 저자의 두 번째 저술 의도를 긍정적 측면에서 봉건 전제를 반대한 투사이자 사상 해방의 선구자로서의 이탁오의 가치를 발굴하려고 노력하였다고 한다.
내가 읽은 이탁오 평전은 돌베개에서 2005년 초판을 내고 2013년 1월에 초판 4쇄로 나온 것으로 본문 589쪽이다.
P.S. 2014년 3월 23일 오후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