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D. 하텅, 벤 프리먼 지음
- 트럼프와 1조 달러 전쟁 기계의 야먕 -
2026. 3. 29(일)
20세기 중반 이후 미국은 어떤 나라보다 한국의 역사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전쟁에서 치른 희생과 경제 지원은 긍정적인 부문이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고, 현실적으로 긍정적인 면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교·안보가 미국과 연계된 것들은 수천 년 동안 중국과 한반도가 관계를 맺었던 것보다 크게 영향을 미친다. 비록 경제 분야의 영향력과 연관성의 비중은 줄었을지라도.
바나나 전쟁,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가자지구 전쟁에 이어 2026년 2월 말 미국의 이란 침공은 여러 대의명분에도 불구하고 제국주의 관점에서 관찰할 수 있다. 『미국, 제국의 연대기』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에서 벗어나 해군을 바탕으로 세계 각지에서 영향력을 투사하는 과정을 살펴보았고, 펜타곤 출입 기자의 눈으로 쓴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의 패권을 이해하려는 시도에 도움을 준다.
최근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는 ‘누가, 어떻게, 왜 미국을 끝없는 전쟁으로 이끄는가?’에 대한 문제를 찾으려는 시도다. 김동현(<우리는 미국을 모른다>의 저자)의 추천사는 돈로주의(Donroe Doctrine : 2차 세계 대전 종전 이후 미국이 유지해 왔던 세계 경찰 역할을 축소하고 미국 중심의 자국 우선주의와 미주 대륙 내 외부 세력 개입 시 무력 사용 등 강력 대응도 불사한다는 지역 패권주의를 동시에 표방한다) 같은 말이 유행어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은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군비합중국 The United state of Aamament’의 탄생이란 프롤로그에서 평화를 말하면서도 전쟁을 벌이는 미국 대통령들의 행태를 살피며, 미국 대외정책을 둘러싼 싸움에서는 전쟁으로 이익을 누리는 집단이 거의 언제나 승리해 왔던 이유를 묻는다. 군산복합체(책은 이를 ‘전쟁 기계’로 명명한다) 가 초대형 기업들을 떠받치고, 싱크 탱크와 대학, 스포츠, 할리우드, 게임산업, 주류 언론을 통해 광범위한 정치적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한다. 국방부 예산의 절반 이상은 군대 인건비가 아니라 민간기업으로 흘러간다. ‘빅5’ 방산업체는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보임, 제너럴 다이내믹스, 노스럽 그러먼이다. 국방부 계약업체가 매년 수천억 달러의 세금을 가져가고 그중 일부를 로비와 영향력 행사에 써서 다음 해에 세금을 더 많이 따낸다. 최근 군산복합체는 실리콘밸리의 신흥 군사 기술기업들과 결합해 급격히 변신하고 있다. 팔머 러키의 안두릴 인더스트리스, 피터 틸의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를 포함한 기술기업들이 대표적이다. 군산복합체는 오늘날 미국 사회 구조 자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이 왜 국가 안보를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큰돈을 써도 점점 덜 안전해지고 있는가?, 고장난 전쟁 기계가 초래하는 대가는 무엇인가?, 끔찍한 대가를 어떻게 숨겨왔는가? 기존 대형 계약 방산업체들과 신흥 경쟁자인 기술 분야 기업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도 다룬다.
고장난 전쟁 기계
미국은 어떻게 세계 최고의 무기 딜러가 되었나? 미국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게 무기 사장의 43%를 장악하고 있고 107개국에 무기를 공급한다. “배경에는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를 끌어들여 이란을 대대적으로 공격할지 모른다는 가능성이 잠복해 있다.”(P.45)라는 문장은 2026년 2월 말에 현실이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테러 조직이 형성된 바탕에는 미국의 무기 원조와 군사 개입 덕분에 가능해졌다. 알카에다, ISIS, 가자지구에서 팔란티어의 AI 프로그램 사용 등이 사례의 일부다. 필리핀, 나이지리아, 이집트에 미국이 무기를 공급한 결과가 분쟁을 격화시켰다.
2차 세계 대전 장군 출신인 아이젠하워는 군수분야 영구 기득권층이 미국의 예산을 낭비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젠하워는 이 같은 체제를 ‘군산복합체 military industrial complex’라고 명명했다. 베트남 전쟁, 닉슨 독트린(아시아 병사들이 아시아 병사들과 싸우게 하는 것), 카터 독트린(미국이 필요하다면 군사력을 사용해 페르시아만에서 미국의 이익을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다.), 걸프 전쟁은 미국 군수산업에 호황을 이어왔다. 빌 클린턴은 주요 방산업체의 합병을 장려하여 51개를 5개로 줄였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존재하는 이유로 일자리, 이익, 정치적 생존이란 키워드로 설명한다. 군산복합체는 군사 시설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견인한다는 논리를 갖고 있다. 서태평양의 마셜 제도는 2차대전 후 67차례 미국이 핵실험을 했던 곳이고, 미국 경찰의 군사화는 여러 번의 전쟁에서 비롯된 대규모 중고 무기 비축 덕분에 가능했다. 록히드 마틴의 F-35는 펜타곤 역사상 가장 비싸고 결함 많은 무기체계다. 소련 붕괴 후 미국은 새로운 적을 찾는 전략과 방어 개념을 벗어난 세계 전략을 수립하고 5대 군수 기업을 탄생시켰다. 빅5 방산업체의 화려한 행보에는‘회전문 인사’와의 동맹이 있다. 국방부, 의회 등에서 활약하던 관료와 의원이 방산업체의 주요 임원으로 가고, 그중 일부는 다시 의원이 되거나 행정부에서 일하고 있다. 마치 2026년 한국에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바탕에 검찰과 판사가 재판을 왜곡하는 법조 카르텔을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와 같은 맥락이다. 법조 카르텔은 전관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끈끈하게 연결되었다고 의심받는다. 이런 까닭에 보잉의 KC–46 공중급유기와 같은 부실무기가 만들어진다.
전쟁 기계의 비용
해외에서는 끝없는 전쟁으로 국내에서는 끝없는 비용을 치르니 참전 용사들은 굶주림과 상처에 시달린다. 미국 전체 외교 예산과 맞먹는 록히드 마틴의 연간 계약 규모로 전쟁경제의 실상을 알 수 있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전쟁 기계가 미국 내에 끼치는 비용을 의식적으로 무시해 왔다. “미국인의 40%는 가난하거나, 작은 위기 하나만으로도 빈곤에 빠질 수 있는 상태입니다.”(p.143) “800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이 식량이나 주거 같은 기본 필요를 충당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직업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p.145) 2023년 미국의 노숙자 수는 77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군대와 군수산업이 놀라운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주장의 실상을 살펴보면, 미국이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의 40%를 차지함에도 산업화한 국가 중 최저 기대수명을 기록하고 백인 남성의 기대수명이 감소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 현상을 경제적 기회의 축소와 관련된 요인들, 즉 약물 과다 복용, 알코올 중독, 간 질환, 자살 등 요인 때문이라고 본다.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라고 자랑하나 국가에 깨끗한 식수가 부족하다. 폭증하는 국방예산과는 달리 군수산업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해외 군사기지와 군사 과잉 확장 비용의 문제도 심각하다. 미국의 전 세계 포괄 군사 전략은 80개국, 750개 군사기지에 17만 명의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연간 550억 달러를 지출한다.
첫째, 괌은 인도 태평양 지역 필수 작전기지다. 괌은 해외 군수품 저장의 주요 거점이며 미국 공격형 잠수함의 모항이자 대규모 공군기지가 있다. 사드 포대도 배치되어 있다. 괌섬 북쪽의 티니안 비행장은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 공격을 수행한 항공기가 출력한 곳이다.
둘째, 디에고가르시아섬은. 디에고가르시아는 미국이 전력을 중동과 남아시아에 투입할 수 있는 핵심 거점이다.
셋째, 독일에 있는 람슈타인은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가는 관문 기지다. 람슈타인에서는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전투기를 보유하고 연합공군사령부는 나토 내 모든 공군과 우주 관련 사안을 관할 한다. 람슈타인에는 5만 7000명의 미군 병력과 가족들이 주둔하고 있다. 바레인에는 7함대 사령부, 2023년 기준 중동에는 4만 5000명 이상의 군인이 주둔한다.
미국은 전투 병력 파견에 주저하게 되었음에도 군사기지에는 집착하는데 드론을 운용하려면 여러 주요 기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록히드 마틴은 마셜 제도에 로널드레이건탄도미사일방어시험장을 운영하고 최고 수준의 레이더기지를 배치하고 있다. 광범위한 부패, 숙련 인력 부족, 해군과 군수업체들의 무능 등은 미국의 해외 기지 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책은 이제는 비용만 많고 역효과를 내는 지구 전역 포괄 군사 전략을 재고하고 수정할 때가 한참 지났다고 말한다.
전쟁 기계의 판매
‘쓰레기 같은 작은 배’라는 오명을 얻은 연안전투함LCS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군사적 낭비 사업 중 하나로 건조 비용이 예상보다 2배 들었고, 균열과 부식에 시달렸으며, 바다에서 동력을 잃어 예인되는 일도 있었다. 항속거리도 매우 제한적이어서 별명이 연료 먹는 돼지였다. 그래도 사업이 살아남은 이유는 로비스트들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로비스트가 활약하는 이유를 법적 허용 외에 미국 수도의 생활비 구조로 분석한다. 관료나 국회의원의 급료로는 워싱턴에서 생활 할 수 없으니, 로비스트가 된다고 본다. 로비 산업은 군산복합체의 심장부이자 국방부 계약업체들이 과거 정부 인력을 활용해 미래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다. 로비스트라는 공식 직함을 갖지 않고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국방부 계약업체 직원들이 더 많다. 우리나라 정치 평론가들이 우리나라에도 로비스트를 양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깊게 살펴봐야 할 문제다. 5개 주요 군수 기업 로비스트들이 미국의 국방 정책을 좌우한다. 군산복합체에 내재한 합법적인 부패 시스템은 회전문 인사다. 로비스트들은 대부분 국방부나 의회 고위직을 거쳤거나 심지어 의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워싱턴 D.C 안팎에 1만 2000명이 넘는 등록 로비스트들이 있다. 로비스트들은 미국 내 군수업체만이 아니라 외국 정부를 위해서도 일한다.
대다수 싱크탱크들도 국방부 계약업체들로부터 후원금을 받는다. 헤리티지 재단은 보수 성향, 브루킹스연구소는 진보 성향을 갖고 있다. 싱크탱크들은 미국 국방 전략의 공개 논쟁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유수 대학들도 미국 전쟁 기계의 한 축이 되었다. 코네티컷대학교, MIT, 컬럼비아대학교, 카네기멜런대학교,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등이 대표작인데 학문 연구와 군사 사업 사이의 경계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응용물리학연구소는 국방부의 후원을 가장 많이 받고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 개선한다. MIT 링컨연구소는 미사일 시험에서 AI의 군사 응용을 연구한다. 텍사스A&M 대학교는 극초음속미사일에서 핵무기까지, 앨마배마대학교는 NASA와 국방부의 우주 및 미사일 시스템 개발, 인디애나대학교는 해군수상전센터와 오랜 협력, 카네기 멜런대학교는 미국 육군 AI 테스크포스와 협업, 하워드대학교는 국방부 지원 대학 부설센터 운용하고 있다. 국방부의 사회과학 분야 자금 지우너은 심리전, 인간 지형 시스템(?), 심문과 고문 기법을 연구한다.
언론은 프로파간다를 통해 “미국은 세계를 더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때로는 전쟁이라는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지도적 역할을 하도록 운명 지어진 예외적 국가라는 오래된 믿음”(p. 279)을 확산시킨다. 언론은 기적의 무기와 손쉬운 승리는 없다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매출과 고급 정보 출처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자금 후원이라는 목줄이 언론을 좌우한다. 한국에서도 조·중·동과 같은 재래식 언론에 정부 광고비를 지출하는 까닭을 생각해 본다.
한국의 곡예비행팀 블랙이글스처럼 미국도 곡예비행팀 선더버즈를 운영하는데 이는 정교하게 다듬어진 홍보 장치다. 선버버즈의 임무는 사람을 공군에 입대하도록 끌어들이는 것이다. 나는 보지 못했으나 영화 <캡틴 마블>은 공군 역사상 가장 효과적인 광고였다는 평가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을 군과 CIA 선전도구로 활용하며, <탑건>은 레이건 시대에 군비 팽창을 가능하게 한 작품이며, 펜타곤의 엔터테인먼트연락실은 영화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대사를 수정하고, 줄거리를 바꾸기도 한단다. <하드 로커>, <자헤드>등 비판적인 영화는 엔터테인먼트연락실의 지원과 검열을 받지 않아 비판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펜타곤은 비디오게임과 첨단전쟁을 결합하려고 시도한다. 미국에서 비디오게임 산업의 규모는 영화산업과 음악산업을 합친 것보다 더 크다. 게임산업의 기반이 된 핵심 기술 대부분은 미국 국방부의 자금으로 개발되었다니 놀라울 뿐이다.
전쟁 기계의 미래
전쟁 기계는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조종사 없는 무기체계, 극초음속 무기, AI가 통합된 통신, 통제 시스템 등 많은 기술 변화를 이끌 차세대 첨단 무기를 공급하려 한다. 기술 산업은 “비용을 더 적게 들이고, 전선에 투입하는 인원은 줄이며, 도입 소요 시간을 훨씬 단축해 더 자주 바꾸고 업데이트하고 개선”(p.342)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신흥 기술기업들과 대형 방산업체 간 대결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팔머 러키와 안두릴, 피터 틸과 팔란티어 그리고 일론 머스크, 에릭 슈밋과 AI와 같은 국방부와 실리콘밸리의 동맹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머스크는 드론을 중시한다. 팔란티어의 데이터 기반 전쟁 수행 능력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이란 침공에서 적극 사용되었고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방위사업은 불황을 타지 않는 분야임이 틀림없다.
책은 초군사화되고 반민주적인 병영 국가의 등장 가능성을 염려한다. 미국의 새로운 대외 전략의 지향점으로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를 비교한다. 미국의 무기는 방어 목적이 필요한 동맹국에만 제공되어야 한다. 이 규정에 부합하는 나라는 우크라이나다. 반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대규모 학살 작전은 그렇지 않다.
https://youtu.be/H2YuTN8S-OA?si=wAcdJTluwAn7Rg4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