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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Oct 12. 2023

리더는 하루에 백 번 싸운다

예전에 읽었다면 좋았을 책



   출간 전이라 불가능한 일이었으나,  관리자 기간에 읽고 활용했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다. 평범한 리더가 어떻게 조직을 장악하고 자기를 단련시켜 나가야 하는지, 사례를 들어 풀어준다. 한비자를 탐독한 내공을 바탕으로 한다. 아직 현직에 있는 친구와 후배들에게 권해야 한다.


   ‘법과 술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 군주에게는 반드시 권세가 필요하다’가 한비자의 법가 사상을 이루는 핵심이다. ‘법’은 공정하면서도 엄격한 원칙을, ‘술’은 신하를 올바로 쓰면서 간신을 견제하기 위한 지혜인 통치술을, ‘세’는 군주가 가져야 할 권세나 권력으로 결코 다른 누군가와 나눌 수 없다.


   法은 공평하고 엄격한 원칙의 힘으로 정답이 없는 혼돈의 시대와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조건이다

비바람이 불어야 어느 나무의 뿌리가 깊은지 알 수 있다. 마음속 깊이 군주를 사랑하는 신하는 없다.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맹상군 열전’을 통해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이자 인간사의 본모습이라 본다.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직원들에 대해 분노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어떻게 해야 서로의 이해관계를 원만하게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방법론에 집중해야 한다. 그릇된 일을 할 수 없게 하는 방법을 쓰는 게 우선이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이다. 부하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를 형명참동(形名參同)이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신상필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의견을 내지 않는다면 책임을 피하고 자리를 유지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침묵은 찬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직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조직의 역량도 발휘된다. 보이는 대로 믿지 말고 항상 의심하라. 남면과 북면의 차이, 즉 바라보는 방향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권한(상과 벌)을 올바르게 쓰는 것도 리더의 의무다. 상은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와 같아야 한다. 예의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법이다. 엄격함과 모욕을 주는 것은 다르다. 사람은 나쁜 것을 더 오래 기억한다. 이는 생존 본능이다.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다시 배신할 수 있다. 이익을 기대하는 사람은 끝까지 믿지 마라. 직원들의 역량은 리더의 피드백에 따라 성장한다. “잘못이 있는데 처벌받지 않고, 공이 있는데 상을 받는다면, 비록 망한다 해도 이상한 것이 없다.” 또한, 인기에 영합하는 리더십은 위험하다.


   術(통치술)은 인재를 지혜롭게 쓰는 기술이다. 

   하나의 유능함이 열의 지혜를 이길 수 없다. 앤드류 카네기의 묘비명(여기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쓸 줄 알았던 사람 잠들다)이 증명한다. 리더의 경청이 직원을 일하게 한다. 자신만의 사고의 틀일 수 있는 판단, 탐사, 충고, 해석은 공감적 경험을 방해한다. 경청은 좋은 피드백을 줄 수 있게 해 준다. 

   주변의 평판만으로 사람을 판단해서 안 되는 이유가 있다. 패거리 문화는 교묘하게 리더의 눈과 귀를 닫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칭찬을 품앗이하듯 하는 경우엔 정확한 판단이 쉽지 않다. 우선, 상대의 처지가 아닌 심의(인간의 욕구)를 파악해야 한다. 설득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입장과 욕구를 분리하라는 것이 1970년대 하버드 협상론의 핵심이다. 다음으로 리더의 말은 부드러워야 한다. 기분이 상하면 어떤 말도 들리지 않는다. 논쟁으로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할 수 없다. 지혜와 말재주보다 호감이 먼저다. 끝으로, 아부는 “당신은 내게 아주 중요한 사람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 상대의 마음을 여는 마법같이 작용하기도 한다.

   새로운 인재를 들일 때는 조심해야 할 일이 있다. 기존의 인력이 성과를 낼 기회를 주었나? 기존 인력에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시켰는가? 외부 인재와 기존 인재가 융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는가? 를 점검한다. 

반대 의견이 없다는 것은 위험 신호다. 조언하는 사람의 의도를 세밀하게 파악하라. 조언을 경청해야 한다. 내 몸에 맞지 않는 칼은 나를 다치게 할 수 있다. 일의 목적에 부합하는가를 보아야지 화려한 결과와 대안에 현혹되지 마라. 외부의 조언은 조직의 상황에 부합해야 가치가 있다. 오다 노부나가가 판단한 명검 요시모토의 칼 이야기를 기억하자.

   작은 지혜(미봉책), 작은 충성에 매달리지 마라.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지 마라. 작은 충성이 큰 충성을 해친다. 오기 장군의 예처럼, 크게 베풀면 부하는 충성으로 보답한다. 은혜를 베푸는 것도 통치술이다. 여기서 유가와 법가의 생각이 다르다. 리더는 풀을 저절로 눕게 하는 바람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리더를 지켜보고 있다.     


   勢는 권한과 책임에 대한 통찰이다. 

   리더의 권한과 책임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두 사람이 말을 부릴 수 없다. 권한을 위임하되 비본질적인 권한만 위임하라. 리더는 홀로 결단해야 하는 고독을 감당해야 한다.

   리더가 가지니 정보는 곧 힘이다. 리더의 입은 무거울수록 가치가 빛난다. 텅 빈 옥 술잔과 질그릇 중 물을 담을 수 있는 것은 질그릇이다. 비록 훌륭한 지혜가 있더라도 그 술수를 다하지 못하는 것은 누설 때문이다. 

리더는 자기 생각을 반드시 이해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지 말아야 한다. 리더와 부하가 미래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 세종이 한글 창제를 비밀에 부치고 진행한 까닭을 생각한다.

   사소한 월권행위도 방관해서는 안 된다.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명확한 원칙이 있어야 융통성이 빛을 발한다. 변칙이 원칙인 것처럼 받아들여진다면 득 보다 실이 훨씬 크다. 협력, 협조하고 있다는 착각이 조직을 갉아먹을 수 있다.

   리더는 무슨 말이든 웃는 낯으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 말이 고통일지라도,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와 성공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그래야 성과를 내는 조직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리더의 역량은 좋은 조언을 듣는 사람의 탁월함에서 나온다. “무릇 간악한 신하란 군주의 마음에 순응하여 신임받고 총애받는 태세를 취하는 자다” 

   리더는 두려움을 쉽게 내색해서는 안 된다. 리더의 감정은 조직 전체로 퍼진다. 위기 상황일수록 두려움을 드러내지 마라. 리더의 내공은 위기 상황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군주의 근심은 다른 사람을 믿는 데서 생기는바, 다른 사람을 믿으면 그에게 지배를 받게 된다. 원수진이가 쏘는 화살은 피하기 쉽지만, 은혜를 베푼 사람이 던지는 창은 막기 어렵다.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버리면서까지 헌신하지 않는다. 영원한 충성, 조건 없는 충성은 없다.

   조직 내 갈등은 반드시 독이 되어 돌아온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그로 인해 이익을 보는 사람일 공산이 크다. 

   강하더라도 이길 수 없는 경우(때)가 있다. 아무리 애써도 일이 안 되는 때가 있는 법이다. 리더는 성과 못지않게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작은 조짐을 꿰뚫어 보는 통찰의 힘이 필요하다. 초심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라. 현재에 만족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급변하는 사회 현실 속에 불변의 정답은 없다. 조직의 생존력은 리더의 생존력이다.


2023.4.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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