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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을 하기 전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실제 전술과 전략 등 다양한 것을 배웠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나 군용 장비의 활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린 시절 즐겼었던 FPS게임 (1인칭 슈팅 게임) 속의 장비들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각각의 장비들이 작동하는 방법을 익히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이 흥미진진했기 때문이다.
지금 떠올려보면 큰 틀에서 봤을 때 10여 종 이상의 군용 장비를. 세부적으로 나눈다면 30여 개 이상의 장비들을 손으로 직접 만져보고 다루었던 것 같다.
흔히 말하는 화기, 지뢰, 장애물, 통신장비, 감시장비 등 전투에 쓰이는 대부분의 장비들을 다루었는데, 아직도 뉴스나 SNS 매체를 통해서 군대 관련 영상을 보면 해당 장비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와 각각의 장비들이 가진 특성 등이 머릿속에 얼핏 그려진다.
오늘은 철항과 철조망 설치, 그리고 운용에 대해서 실습한다.
당시에는 이 많은 것들을 왜 하나하나 배워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교관분들이 그것을 익혀야 한다고 하니까 마음속으로 그런가 보다 하며 배웠을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것은 장교로써 필수적인 소양이었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장교는 모든 장비들을 다룰 줄 알아야만이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망설이지 않고 그 장비를 즉각적으로 조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 전투를 상정했을 때도 중요한 화기를 담당하는 사람이 부상을 당하면 장교가 직접 그 장비를 운용하며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해야 했기에 그런 부분에서도 장비에 대한 지식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렇게 많은 걸 알고 있어도 나는 내가 배운 것들을 모두 써먹지 못했다. 왜냐하면 장교는 자신의 병과에 맞는 장비들을 더 집중적으로 배우게 되는데, 나는 비전투 병과로 임관을 해서 그런지 전투 장비들을 거의 손에 쥐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회사에서도 경력이 깡패이듯이, 해당 장비를 오랫동안 다루어 본 병사들이 나보다 지식이 해박해서 내가 첨언할 구실도 전혀 없었다.)
가끔씩 인터넷에서 스치듯 보이는 드라마 '신병'을 보면 웃음이 지어진다. 각각의 캐릭터들의 생동감이 넘치기도 하지만 허당끼 있고 마음이 따뜻한 오석진 소위의 모습이 퍽 와닿기 때문이다. 해당 드라마는 전쟁이나 전투를 주된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기에 군용 장비를 다루는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없지만, 나는 오석진 소위의 보면서 어렴풋이 그 인물이 겪었을 삶을 상상해 본다. 그가 소위가 되기까지 겪었을 수많은 배움과 어려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