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았던 인수인계

by 그리다

너무나도 바쁜 일주일을 보냈다. 출근 후에 눈을 감았다가 뜨면 퇴근시간이 다가와있고, 다시 눈을 감았다가 뜨면 나는 어느새 출근을 하고 있다.


이전에 있던 학교에서는 인수인계를 받은 사람이 정식 사서가 아니었던 탓에, 계속 나에게 업무를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묻고 있고, 지금 일을 시작하는 학교에서는 전임자가 지정되어 있지 않아서 제대로 된 인수인계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두 학교의 일을 병행하며 맨 땅에 헤딩을 하듯, 홀로 업무 흐름과 절차를 이해해나가고 있다.


특히나 새롭게 시작하는 학교에서는 원래 사서가 하지 않는 일까지 (해당 업무를 하던 선생님이 휴직을 하셔서) 내가 도맡아 하게 된 터라 여간 복잡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학교 운영 또한 일반 학교와는 전혀 달라서 적응을 하는 데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 듯싶다.


분명 하루하루가 지치고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는다면 책임과 권한이 명확해진다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과거에 내가 장교 생활을 할 때도 겪어보았지만, 내가 하는 일이 많다는 것은 내가 주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생긴다는 말과 같다. 그것은 즉, 내가 어깨에 진 무게만큼 나의 업무 권한도 뚜렷해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 일들이 정례화되었을 때 나에게 가져다주는 자유로움도 분명 클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렇게 하루의 기록을 남기는 일이 구석에 박힌 오래된 책을 마주하는 것처럼 자질구레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애써 마침표를 남겨본다. 후에 시간이 흘러 내가 또 다른 학교에서 사서 일을 하게 되면, 이때를 기억하고 다시금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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