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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Nov 24. 2020

초라함이란 어쩌면


이따금씩 낮은 가지 밑을 지나갈 때면 잎사귀로 정수리를 훑던 나무들이 어느샌가 앙상한 가지만 남아서 길가에 덩그러니 서있다. 누군가는 저 초라한 나무의 모습이 찾아온 추위와 바람을 견디지 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하지만, 어째선지 나는 그 모습이 당장의 시련 때문에 생긴 결과가 아니라 다가올 봄날을 더욱 가볍게 맞이하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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