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먼바다에서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고 하는데 창밖에는 아직 여린 비만 추적추적 내릴 뿐이다. 하늘의 색을 닮아가듯 이유 없이 울적해지는 이런 날은 나 자신을 슬프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한동안 이런저런 축축한 생각들을 하다 보면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실 시간이 지나가 있기도 한다.
여하튼 이런 생각에 오래 잠겨있어봐야 내 숨만 턱하고 막힐 뿐이니, 창문에 쌓인 먼지를 씻어내듯 불필요한 생각들을 내 마음속에서 씻어내기 위해 빗방울이 떨어진 자리 위로 나의 마음 하나를 두고 오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