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까지만 해도 냇가에 솟은 바위가 잠길 만큼 많은 비가 내렸는데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이 유난히 맑다. 비가 내린 직후에는 항상 그래왔지만, 하늘에 있던 물방울들이 모두 바닥으로 떨어지면 그 공간은 청량한 푸름이 자리를 메꿨다.
나는 어쩌면 우리의 마음도 저 하늘과 같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때때로 우중충한 회색의 우울이 내 안의 비를 퍼붓기도 하지만, 그 시간을 견뎌 붙잡고 있던 슬픔들을 모두 놓아버리면 그 빈 공간에는 쓸쓸함이 아니라 가을빛의 행복이 들어서는 것이라고.
우리는 어제의 감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날이 오면 '나는 계속 불안하게 살게 될 거야'라며 안절부절 하지만 나는 결코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그저 찰나에 머물 뿐인 감정들이 오늘의 나를 흔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화란 자연스러운 것이고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것이니까.
나는 오늘, 높이 떠오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보며 내 안에 들어찬 감정을 찬찬히 점검해 본다. 시간이 흐르면 하늘에는 다시 구름이 들어차고 비가 쏟아져 내리겠지만 그리하면 또 새로이 푸른 하늘이 찾아올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