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김밥이 먹고 싶어져 동네 분식집을 찾았다. 먹고 싶은 메뉴를 골라 주문을 하자 들기름이 반질반질하게 발라져 시선을 자극하는 김밥들이 차곡차곡 포장 용기에 쌓여갔다. 걸음을 걸을 때마다 검은 봉투 끝에서 피어나는 고소한 냄새. 내 머릿속은 온통 빨리 집에 도착해서 이 김밥들을 해치워버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이윽고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김밥 도시락을 연 나. 반듯하게 잘린 김밥들이 많았음에도 나의 젓가락은 자연스럽게 김밥 끄트머리로 향했다. 밥보다 고기며 채소 같은 속 재료들이 더 많아 독특한 매력을 가진 끄트머리. 나는 '음음~!' 소리를 내며 김밥이 주는 행복감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몇 개 남지 않은 끄트머리를 향해 젓가락을 가져가던 순간, 나는 신기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반듯하지 않은 것들이 가진 매력.
우리는 모두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반듯하고 절제된 삶을 원하지만 그것이 꼭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밥 끄트머리처럼 한쪽으로 치우치고 볼품없는 삶도 분명 그 만의 매력이 깃드는 것이라고. 남은 김밥들을 우물거리면서 나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던지 우리는 우리의 모습 자체로 완벽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