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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Apr 05. 2022

공감의 방향


 상대방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신이 가진 체력과 감정을 소모해야 하기에 그만큼 고되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공감도 항상 옳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은 상대방이 꺼내는 감정과 이야기에 깊이 스며들기만 하면 공감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는 그런 사실에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공감의 깊이만큼이나 공감의 방향이 중요하다 여기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 공감이란, 상대방에게서 시작되어 나에게서 끝나는 행위를 의미한다. 상대방의 기준에서 생각하고 그 생각과 마음을 내 안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씩,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든 자신의 기준으로 상대방을 판단하려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기준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 진정한 공감이라 여기며, 자신의 그런 행위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이렇게 밖에서 안으로 들이는 것이 아닌, 안에서 밖으로 내비치려 하는 공감들을 보며, 공감의 깊이만큼 방향 또한 무척이나 중요한 것임을 깨닫곤 한다.


 이런 생각들 때문일까? 나는 오늘도 마주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나 자신을 성찰한다. '공감은 나의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온전히 이 시간의 자리를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것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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