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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Apr 08. 2022

벚나무처럼


 퇴근길에 언덕을 내려가는데 길 옆으로 듬성듬성 심어진 벚나무들 앞에 사람이 모여있었다. 벚나무는 눈이 내린 듯 하얗게 빛나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 모습을 남기려 저마다의 자리에서 연신 사진을 찍어대었다. 나는 작년과 다르지 않은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그 옆을 지나가려 하는데 순간 바람이 불어왔다. 이르게 핀 탓인지 어느새 흩날리는 꽃잎들. 그 순간 나는 눈앞에 펼쳐진 신비로움에 잠시 동안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분명 바람이 불기 전까지는 벚나무가 아름다웠던 풍경. 그러나 꽃잎이 떨어지자 그 아름다움은 나무 아래에 선 사람들에게로 옮겨졌다. 곁에 머무는 사람들을 아름답게 만들다니. 이것이 벚나무가 숨겨온 마음이었을까? 오늘 하루는 또 이렇게 벚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운다. 자신의 것을 내어 타인을 아름다움으로 물들이는 그런 사람이 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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