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어떤 책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오해와 편견은 세상을 움직이게 한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당시 나는 이 짧은 문장에 어느 정도 수긍이 되었는데, 과학적으로 봤을 때도 차가운 물질보다는 뜨거운 물질 속의 분자들이 더 활동적이듯이, 사람도 분노나 시기, 질투와 같은 뜨거운 감정들이 사람을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만든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사람 사이의 오해와 편견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편견을 가져주길 바라지 않아도 상대방의 마음속에서는 편견이 자연스럽게 버섯처럼 자라나고, 이런 일들은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일수록 (상대방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귀찮으니) 더 빈번히 일어난다. 나 또한 스스로를 표현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더니 상대방이 멋대로 편견을 가졌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것이 그리 특별하지는 않구나 하는 걸 생각하곤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건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듯, 적어도 나는 타인에 대해서 최대한 편견이나 오해를 가지지 않도록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내가 편견을 갖지 않게 노력하는 방법 중 첫 번째는 상대방이 말을 꺼내거나 행동을 시작할 때부터 특별한 마음 가짐을 먹는다는 것이다. 말하는 이와 듣는 이의 지식수준이 항상 같을 수는 없듯이, 나 역시나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 잘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다. 하지만 보통 이런 어려운 대화는 듣는 순간에는 이해할 수 없어도 나중에 상대방이 부연 설명을 해주거나 스스로 공부를 하며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면 '이해는 안 돼도, 오해는 하지 말자.'라는 깨달음의 말뚝을 내 마음에 박고 대화를 시작한다.
타인에게 편견을 가지지 않기 위해 선택한 방법의 두 번째는 바로 외적인 부분에서 상대방의 진심을 느끼고자 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파악하는 데에는 사실 대화를 하는 것이 가장 명확하겠지만, 만난 지 얼마 되지 않거나 어색한 사람에게는 말로써 많은 정보를 뽑아낼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당장에 그 사람이 무언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거나 엉뚱한 얘기를 하더라도 표정이나 자세를 보고서 그 진심을 캐치해내려는 노력을 한다. 보통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의 경우 평소에는 그러지 않지만, 어색한 분위기 무심코 그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외적인 표현들을 읽어서 오해를 빗겨나가게 한다.
세 번째 방법으로는 나를 낮추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진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있고, 그것을 해결하고자 할 때 함께 있는 사람들의 의견이 갈리면 보통 갈등이나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이런 순간에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은 상대방을 보며 '내가 제시하는 방법이 맞아.', '너는 틀렸어.', '이건 내가 더 잘 알아.'라는 식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나는, 나와는 다른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을 존중한다.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듯, 그 사람은 그 사람만의 경험이나 생각, 지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상대방의 정체성을 존중하게 되면, 그 사람이 도출한 결과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받아들이게 되고, 결국엔 서로가 행복한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네 번째 방법으로는 궁극적으로 내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대화 속에서 계속 상기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예와 같이 이야기를 하다가 갈등이 생기면 자칫 고성이 오고 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서로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면 '저 사람은 계속 자기 말만 하네.',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야.'라는 오해와 편견을 가지기가 쉽다. 그래서 나는 대화가 과격해질 기미가 보이거나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항상 생각한다. '내가 이 대화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건 결코 싸움이 아니야.', '우리가 대화를 시작한 것은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인 것이니, 이에 대한 결론이 나올 수 있게 대화를 조절해야 돼.'라고. 주변에서 몇 가지 사례들을 보면 화해나 오해를 풀려고 대화를 시작하는데, 결국에는 싸움으로 대화가 마무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는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시작한 대화가 무엇을 위해서였는지를 잊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나는 이런 실수들을 행하지 않도록 모든 대화에서 항상, 지금 시작한 대화의 이유와 추구하는 결과를 상기하곤 한다.
이 밖에도 정말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나 내가 오해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네가 말했던 게 이런 뜻인 거야?'처럼 직접 물어보는 방식을 취한다. 표현이나 질문이 없이 상대방의 말과 제스처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인간관계에 있어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들어서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편견과 오해를 가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자신의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내 마음속에 상대방을 받아들일 공간이 있어야 상대방을 오래 보고 깊이 고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가끔은 자신이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며 함부로 상대방을 속단하려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자세도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을 빠르게 아는 것이 곧, 많은 것을 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장점과 단점, 습관들을 오래 보는 사람이 되자. 그리고 상대방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사람이 되자. 자기 스스로를 지킬 굳건한 자존감도 좋지만 세상은 혼자서만 사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모든 걸 정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