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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Dec 14. 2022

끝까지 읽고 싶은 삶


 반납된 책을 정리하던 중 유독 눈에 띄는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많은 사람의 손을 탄 것인지 표지는 군데군데 헤지고, 손 때가 잔뜩 묻은 시리즈 소설 한 권. 첫 장이 조금 너덜거리긴 했지만 아직 쓸만하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수선을 했다.


 이후 원래 꽂혀 있던 자리에 책을 밀어 넣으려는데, 이 책의 상태와는 너무나도 차이를 보이는 같은 시리즈의 낱권들이 보였다. 마치 어제 새로 산 것 같은 나머지 책들. 이 책은 시리즈물들이 흔히 그러듯, 깨끗한 책들의 가장 앞에서 홀로 바래져있는 책이었다. 이름과 표지가 신기해서 첫 권만이 읽히는. 그러나 그 이후의 내용이 궁금하지 않아서 다음 권은 읽히지 않는 책. 이 책은 그 나름의 스토리와 결과가 담겨 있지만, 먼지 가득 쌓인 국어사전처럼 도서관에선 그저 자리만 차지하는 잡동사니 취급을 받을 뿐이었다.

 

 나는 어느 도서관에서든 볼 수 있는 이런 유형의 책을 볼 때마다 매번 이런 생각을 떠올리곤 한다. 내 인생은 이런 책을 닮아가지 말자고. 밋밋한 이야기들만 가득해서, 다음이 궁금하지 않은 그런 사람이 되지 말자고.


 끝까지 읽히는 책은, 주제 하나하나마다 변화가 있고 굴곡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즐거움이라는 것이 스며들어 있다. 때문에 나도 그런 특성들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의 생각을 고집하며 단순하기 그지없는 삶을 살아가지 말자고. 다양한 삶을 듣고 배우려는 노력을 통해 끝까지 읽고 싶어지는 사람이 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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