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y 1.
카파도키아의 뙤약볕 속에 달랑 몸만 도착
계획대로 안 되는 게 여행.
이스탄불행 비행기가 연착되며 비행기 문이 열리자마자, 우릴 기다리던 공항 가이드 아저씨를 따라 이스탄불 공항을 족히 10분을 쉬지 않고 전속력으로 미친 듯 뛰었다.(참고로 가이드 아저씨는 카트를 몰고 오신 게 아니라 혼자서 세그웨이를 탄 채 우릴 그걸 따라 뛰게 만들었다 ㅡ.ㅡ^) 무사히 카파도키아행 국내선을 탔을 때는 오장육부에서 피맛이 올라왔다. ㅡ_ㅡ;;
간신히 비행기는 탔지만 우리와 함께 짐은 같이 도착하지 못했고, 아침부터 쨍쨍거리는 뙤약볕에 선크림도 바르지 못한 채 구경 다니다 온 얼굴과 몸이 군고구마처럼 벌겋게 구워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와중 목욕용품도 갈아입을 옷도 없어 모래로 뒤덮인 옷을 그대로 입고 자야 했던 기억도 덤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이 또한 카파도키아 하면 잊지 못할 추억이구나.
Memory 2.
여행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만남이 있다
카파도키아는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이 있었고 우리도 그중 가장 대중적이고 무난한 몇 가지 투어에 참가했다. 그러다 데린쿠유 지하도시 투어 참가자 중 '잉? 비슷하다. 설마 아니겠지. 비슷하게 생긴 거겠지?' 할 정도로 절대 여기서 볼 꺼라 상상을 못 할 사람을 만났었다. 계속 힐끗힐끗 거리다가 눈이 몇 번 마주친 후에야 어느 순간 상대 눈에도 긴가민가하는 의심이 스쳤고 나는 바로 쭈뼛쭈뼛 다가갔다.
"저.. 혹시?"
"어. 맞으시구나. 안녕하세요!"
그랬다. 그는 터키 여행 몇 달 전 독일 출장 때 우리 출장팀과 2주간 함께하며 도와주었던 법인 교포 친구였다. 그 뒤로 투어 내내 같이 다니며 점심도 같이 먹고, 사진도 서로 찍어주고, 출장 때 얘기하던 여자 친구와 결혼 날짜를 잡았다는 소식도 듣게 되고, 그 사이사이 계속 여기서 보다니 너무 신기하다는 얘기들을 나누다 헤어졌다. 그 친구는 여전히 법인에 남아 있는지 잘 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