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위 우량주 삼전이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손절했다는 지인들이 속출했다.
적게는 수백, 수천이었다. 주식에 주 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삼전을 시작으로 주식에 뛰어들었을 때는 구만원을 향해가던 고점이었다. 믿었던 삼전이 육만까지 내려와 이렇게 오랫동안 고전할지는 아무도 예상 못했다.
나 역시, 마이너스지만 손절을 못하고 기약 없는 시간을 흘러 보내는 중이다.
와중에 이모부가 투자했던 종목이 상폐되는 바람에 수억이 날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모 몰래 투자한 거라 하루아침에 날벼락 맞은 이모는 흥분된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마땅히 물어볼 곳이 없었으니 주식을 조금 하고 있던 내게 이모부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차였다. 그리곤 이모부 주식 잔고를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당장 빛투한 금액을 갚지 못하면 차압이 들어올 판이라고 했다. 이모부는 원래 잡주를 선호했는데 모두 사실 그대로였다.
현재 주식 잔고가 마이너스다 손절하지 못한 마이너스 금액을 볼 때면 늘 씁쓸하다.
수익을 내지 못하면 주식이란 게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즈음 Y에게 전화가 왔다.
돈 좀 벌어보려고 시작한 주식 때문에 골머리 아프다는 Y. 주식에 주 자도 모르고 시작했다는 Y는 어디서 들었는지 나보고 ** 주식을 사라고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아묻따 투자였다. 그래서 나는 “언니, 아묻따가 제일 위험한 거 알지? 그런 거 하지 마”라고 했더니 Y는 “아니야 내 말 믿고 조금만 사봐 그거 아주 지금 핫해 랭킹 봐봐 우리 손실 복구하자” 하면서 평소답지 않게 종목을 추천했다. Y와 통화를 하면서 손가락은 바쁘게 Y가 말한 종목을 검색했다. 별로 내키지는 않는 종목이었지만 돈도 없는 Y가 1000주를 샀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홀리듯 그만 바로 매수를 해버렸다. Y와 동일한 1000주.
사실, 우량주임에도 계속 마이너스라 다른 접근이 필요한 찰나이기도 했고 은근 초심자의 행운이란 게 있을 수 있으니 Y를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사자마자 순식간에 플러스를 향해 치솟았고 우리는 환호를 했다. 하루에도 급락급등을 반복하며 거래량이 폭증했다. 마치 작전 세력주처럼. 계속되는 상승에 Y는 추가 매수까지 했다고 전했다.
돈은 이렇게 버는 거라며 Y와 나는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급락하기 시작했다. 불안했지만, 급락 급등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러다 또 올라가겠지 하는 심리로 버텼다.
수익이 날 때는 아무리 큰돈도 작아 보이고, 손실이 날 때는 작은 돈도 커 보인다. 즉, 작은 손실도 안 보려는 심리가 작동한다. 그러다 손절 타이밍을 놓쳐 더 큰 손실을 보게 된다. 그렇게 쌓인 현재 잔고의 마이너스가 현실을 말해주면서도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어리석게도.
누군가 그랬다. 주식에서 젤 중요한 건 버티기라고. 하지만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주식에서 제일 중요한 건 버티기가 아니라 수익을 내는 것이다.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수백 프로의 수익률에도 결국 마이너스를 손에 쥐게 된다면 의미가 없다. 그리고 손절타이밍은 정확히 지켜야 한다. 손절 시는 과감해야 한다. 이건 진리다. 명심해야 한다. 손절 타이밍을 놓치면 지옥문이 열린다. 그동안의 학습을 통해 알면서도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욕심 때문에.
작은 수익이라도 야금야금 잘 챙기던 Y는 이번 종목에서만큼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우리는 서로 손 모아 버티자고 했지만 상폐 위기는 불 보듯 뻔했다. 그러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건 어떤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상심을 망각하고픈 막연한 기대 심리였다.
마침내 종목은 투자 주의가 떴고, 대주주도 실종되고, 총체적 난국의 최악으로 치달았다. 결국 거래정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