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집

길 위의 숨결

by 영점오

저 먼 하늘 한 줄기 빛이
골짜기를 건너오면

나는 가만히 눈을 감아
손바닥에 바람을 담는다

모르는 길이 앞에 펼쳐져도
발끝엔 아직 따뜻한 흙의 체온이 남아 있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리는
먼 종소리처럼 잔잔히 울려 퍼진다

서두르지 않아도 돼
길은 언제나 제 속도로 피어나고

나는 그 위를 천천히 걸으며
숨결 하나마다 작은 기도를 놓는다

그렇게 오늘도
세상은 내 발 아래에서 조용히 시작된다

keyword
팔로워 46
매거진의 이전글잠시 머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