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맛 본 삶은..

by 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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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아삭하기도

질기기도

부드럽기도

이런 저런 맛 버무린

날 것인 듯, 날 것 아닌

야채샐러드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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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둥글지만

퍽퍽한 달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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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곱게 갈아 만든 죽처럼

목넘김이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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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심심하기도

적당히 까끌거리기도,

면포에서 방금 꺼내 놓은

뽀얀 리코타 치즈의 신선함으로.



20250225_130156.jpg grigogl.

삶은..

몸서리치게 신 레몬,

설탕으로 달래주는

달달하고 상큼한 레몬청일 수도.



20250225_114243.jpg grigogl.

서두르다가

레몬씨 빼는 걸 잊는다면

설탕을 아무리 많이 넣어도

배어 나오는 쓴 맛을

감출 수 없는,


좀 느긋하고 순하게

마주하고픈 삶은..


풀기 힘든 열두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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