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바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by 도연
간절한 바람. grigogl [사진툰캘리]


십이월, 겨울은

2024년 겨울은 유난히 더 춥다


칼바람에 베인 흉터가 쉬이 아물지 않은 날.

색 바랜 측백나무는 멀뚱한 모양새로 휘적거리고

금세라도 허공을 향해 바스러질 듯

바싹 마른 으름나무잎들은 퀭하니 안쓰럽다.


해를 집어삼킨 구름이 속절없이 하늘을 덮은 날.

기러기들은 엷은 날갯짓으로 허우적거리며,

목놓아 내뱉는 구슬픈 울음이 심장을 후벼 판다


왈칵 쏟은 눈물에도 아랑곳없는 십이월은.

모양 빠지게 달아나려는가

부디, 아득한 슬픔을 짊어지고 가거라

온화한 빛을 품은 붉은 해를 보내거라



[그럭저럭 시 열여덟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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