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인지 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쪼그려 앉아 들여다 본들 알까요
그윽한 눈이 닳도록 본들 알까요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요
시샘하는 계절의 한기를 토닥이며
겨우 비집고 나온 고단함이 측은한데,
풀인지 꽃인지
무언들 어떤가요
볕을 모으고
바람을 부르고
비를 스미면
결국엔 모두 꽃이 될 텐데요
겨울 추위를 버티라고 품어 준 흙은
다 꽃이 될 줄 알아요
다 어여쁜 꽃이 될 줄 알아요
다 귀한 꽃인 걸 알아요
그러니 그러니
아프지 마요
아프지 마요
꽃을 피울 그대 아프지 마요
조금만 아파하며 꽃을 피워요
풀인지 꽃인지 모를 귀한 그대여.
풀이여도 꽃이어도 마냥 고울 귀한 그대여.
[그럭저럭 시, 스물세 번째]